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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응급진료 시스템 구축 앞장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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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근무하다 급성 심장마비로 의자에 쓰러진 채 발견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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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전용헬기를 도입하고 재난·응급의료상황실과 응급진료정보망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 온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연휴 근무 중 돌연사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윤 센터장이 지난 4일 오후 5시50분께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최초 발견자는 윤 센터장의 배우자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명을 보면, 윤 센터장의 배우자는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기로 한 윤 센터장이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병원을 찾았고, 근무 중이던 직원의 도움으로 윤 센터장 사무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의자에 앉은 채 쓰러져 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사망 원인은 급성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윤 센터장의 배우자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애초 토요일인 2일 저녁 귀가하겠다는 연락 이후 연락이 두절됐는데 명절에도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응급의료시스템의 책임자여서 평소에도 야근이 잦고 집이 출퇴근이 먼 경기도라 특히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센터장실 내에 야근 침상을 비치해두고 있었다”며 “가족들도 토요일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된 것은 평소와 같이 급한 용무가 생겼겠거니 생각하고 일요일까지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고향에 내려가기로 한 월요일에도 연락이 안 되어서 무슨 일이 있다고 판단해 직접 의료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쪽도 발견이 늦어진 것에 대해 “보안 요원들이 새벽에 1시간 단위로 순찰을 하는데, 센터장실에는 평소에도 불이 켜진 경우가 많아 명절 연휴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은 특이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동료 의사는 “여기가 공무원 조직 비슷해서 빨간 날엔 일 안 한다 이런 인식이 있는데, 윤 센터장은 매일 집에 안갈 정도였다”며 “세월호 참사 때도 같이 팽목항 내려가서 이야기도 했었는데, 엄청 헌신적인 분이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때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다. 의료계 내에서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400여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구축했다. 또 응급환자 이송정보 콘텐츠를 개선·보완해 환자이송의 적절성 및 신속성을 제고하는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등도 추진했다.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 병원·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 국무총리 표창, 2018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윤 센터장의 장례는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이정규 박현정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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