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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U, 伊 반대로 과이도 임시대통령 인정 성명 채택 못 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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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연정 내 이견 해소 안돼…마타렐라 대통령 "동맹국과 보조 맞춰야"

(브뤼셀·로마=연합뉴스) 김병수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공식 인정하는 성명을 채택하려 했으나 이탈리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베네수엘라의 '두 명의 대통령' 사태와 관련해 EU는 이날 국내외에서 퇴진 압박을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에 맞서고 있는 과이도 국회의장을 다음 대선이 실시될 때까지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성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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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EU 본부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탈리아가 이에 반대해 EU 차원의 성명 채택이 불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EU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 최근 며칠간 어떤 입장을 택할지를 놓고 논의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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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기자회견하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카라카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등 EU의 주요 8개국은 이날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이탈리아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EU가 한목소리를 내는 데 실패했다.

이탈리아는 연정을 구성하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이 이 문제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유럽 주요 국가의 입장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마두로 대통령이 지구촌에 마지막으로 남은 좌파 독재자 중 1명으로, 무력으로 통치하고, 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른 시일 내로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오성운동은 이탈리아는 베네수엘라 사태에 있어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오성운동의 대표 정치인인 알레산드로 디 바티스타 전 의원은 "현 시점에서는 중립을 유지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유럽은 미국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탈리아의 국가 수반인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탈리아가 동맹과 유럽 동료 국가들과 공통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서방 다른 나라와 보조를 맞출 것을 촉구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국민의 의지와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한 요구, 물리적 폭력 사이에의 선택에 있어 불확실성이나 망설임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며 이탈리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베네수엘라 사태에 책임감과 선명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은 무효라며 마두로 퇴진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야권 지도자인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반정부 운동을 이끌어 왔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은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지만 러시아와 이란 등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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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카라카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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