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에게 '참모로 산다는 것'(매경출판 발행)이라는 제목의 책을 선물했다. 집권 3년 차를 맞아 나태해지기 쉬운 청와대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책은 역사학자 신병주의 신간으로 왕권과 신권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실제로 조선을 이끈 참모들 이야기를 다뤘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개국한 정도전,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정치가 율곡 이이와 서애 유성룡 이야기 등이 담겼다.
노 실장은 이 책과 함께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전달했다. '박명(薄明·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 얼마 동안 주위가 희미하게 밝은 상태)'으로 시작하는 메시지에서 노 실장은 "찬 공기 가르는 출근이 익숙해졌다"며 "하루를 이렇게 단단하게 살다 보면 우리가 지켰던 희망이 국민의 삶으로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노 실장은 "참모는 '나'를 뒤로하고 '더 큰 우리'를 생각해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노 실장은 "조선의 역사 속에서 지혜를 길어 올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설 인사를 전했다.
지난달 8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노 실장은 인선 발표 자리에서부터 참모로서의 자세를 강조해 온 바 있다. 당시 노 실장은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이라는 글이 (청와대에) 다 걸려 있는 것을 봤다"며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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