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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잊지 않겠습니다"…슬픔 속 '수요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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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3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372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시민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28일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고발하는 데 평생을 바친 김복동 할머니가 암 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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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이춘희 수습기자] "매주 수요일마다 보내는 한 시간이 모여 할머니들의 빼앗긴 시간,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할머니들과 함께하겠습니다."


3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상징'인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 한 후 첫 수요일을 맞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에서 열린 제137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수요집회)엔 김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일본 정부를 향해 사죄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김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에)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그 뜻을 이어가겠다는 마음을 아신다면 할머니도 나비처럼 날아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다른) 피해를 받은 여성들에게 늘 지침이 되셨던 분이자 자신의 아픔을 딛고 큰 나무가 되셨던 분"이라며 "우리도 저렇게 싸워나가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활동하게 만드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2012년 다른 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한 '나비기금'을 설립했으며, 조선인 학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만드는 등 인권운동에도 이바지했다고 한 사무총장은 소개했다.


자유발언에서도 할머니의 추모는 이어졌다. 인천고등학교에 다니는 김태양 군은 “김복동 할머니께서 보여주신 용기 있는 행동들 우리가 계속해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스물세분 할머니들은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더욱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요집회엔 평소보다 많은 약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는 김재기(25)씨는 "일본 정부가 사과를 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아가신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찬민(24)씨는 "남은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감 가지고 앞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관심을 가지려 한다"고 다짐했다.


정의연은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쓴 ‘나비 메시지’도 소개했다. “고생하셨어요, 저희가 무거운 책임 지고 살아가겠습니다”, “별이 돼 지켜보실 것으로 믿겠습니다. 할머니가 꿈꾸시면 평화가 올 때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는 내용이다.


정의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이제 스물세분의 피해 할머니께서 생존해 계신다,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함께 핼동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8일 별세한 김 할머니는 평생을 거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고발한 평화 인권운동가다. 지난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세상에 나섰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29일 하루에만 1500여명이 조문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발인은 다음 달 1일 엄수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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