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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정부 메아리 없는 ‘사십구재 추모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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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 어머니 “설 이전에 장례를” 다시 눈물 호소

단식 대책위 “정규직화·진상규명 등 직접 나서라” 촉구

지난해 12월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하청노동자 김용균씨(당시 24세)의 사십구재가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유족은 지난 22일 충남 태안에서 서울로 빈소를 옮겼지만, 설 명절 전에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바람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유족과 ‘청년 비정규직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철저한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뤄왔다.

김씨의 사십구재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등이 진행한 종교행사로 치러졌다. 고인의 동료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부터 ‘우리가 김용균이다’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를 멈춰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사십구재는 이승과 작별하고 저승으로 가는 날이라고 이야기 들었는데,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시신을 냉동고에 놔둬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비참합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제사상에 오른 딸기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들이 딸기를 참 좋아했는데, 포크로 찍어서 엄마 입에 넣어주던 그 예쁜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씨는 “아직도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무엇 하나 이룬 게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김용균씨의 동료들이 죽음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올 수 있도록, 다시는 자식 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도록 해달라고 이곳으로 왔다. 정부가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의지가 있다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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