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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美 강제구금’ 됐던 이란 女앵커 “히잡 벗기고 괴롭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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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FBI에 강제 구금돼 열흘 만에 풀려난 이란 국영 영어방송 프레스TV의 마르지예 하셰미 앵커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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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했다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강제 구금됐다 풀려난 이란 국영방송 여성 앵커가 구금 중 수감시설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마르지예 하셰미는 자신이 소속된 프레스TV에 출연해 “FBI는 13일 미주리주 공항에서 나를 체포한 뒤 범죄 혐의 탓이 아니라면서도 DNA를 동의 없이 채취하고, 워싱턴의 수감시설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수감시설로 이송된 뒤 알몸 수색을 당했고, 히잡(이슬람 여성이 머리에 쓰는 일종의 두건)을 강제로 벗기고 사진을 찍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며 “무슬림인 나로서는 중요한 의복임에도 미 당국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셰미는 독방에서 감금됐고, 법정에 출석할 때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이유로 족쇄를 찬 채로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셰미는 미국과 이란 국적을 모두 지닌 이중국적자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란 이슬람 혁명에 감화돼 10여년 전부터 이란에서 거주 중이며, 이란인과 결혼해 이란 국적을 취득했다.

하셰미는 반미 성향이 강한 프레스TV에서 주요 시간대 뉴스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매년 가족을 보려고 미국을 1~2회씩 별다른 문제 없이 방문했지만, 이번에 FBI에 체포됐다.

미국 법원은 그를 재판 중인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출석시키기 위해 신병을 확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연방법에서는 기소 사건의 주요 증인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도주 우려가 있을 시에 신병을 강제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이란 당국은 하셰미의 체포·구금이 정치적 의도가 섞인 불법 행위라며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고, 그는 지난 23일 강제 구금 열흘 만에 풀려났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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