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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일 초계기 60~70m 고도 선명…‘위협비행’ 덜미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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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대조영함 레이더 화면 공개

군 “기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발뺌하는 일본에 증거로 제시

초계기 540m 접근 장면도 찍혀

동영상은 일 대응 보며 공개키로

일 정부 “적절한 비행” 억지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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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 23일 일본 초계기의 위협비행 당시 고도와 대조영함과의 거리가 표시된 레이더 화면 사진을 24일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이 초계기의 위협비행을 부인하자 곧바로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압박을 풀지 않겠다는 신호로 보인다. 일본은 우리 쪽 사진 공개에 재반박을 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레이더 화면 사진은 모두 2장이다. 일본 초계기가 60~70m 고도로 날아와 대조영함에 540m까지 접근했음을 보여주는 수치가 찍혀 있다. 합참 관계자는 “레이더 정보는 대조영함의 다기능 콘솔(MFC) 화면에 뜬 것”이라며 “일본 초계기의 초저고도 위협비행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 초계기가 오후 2시3분께 대조영함의 함미에 접근할 당시를 포착한 레이더 화면에는 초계기의 고도가 ‘200피트’(60~70m)라고 찍혀 있다. 이어 초계기가 대조영함의 우현으로 다가왔을 때의 레이더 화면에는 거리가 ‘0.33마일’(540m)로 찍혀 있다. 레이더 화면에는 일부 정보가 지워져 있다. 합참 관계자는 “대조영함의 레이더 체계가 드러날 수 있어 일부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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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대조영함의 적외선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잡은 2장의 사진과 캠코더로 녹화한 영상을 찍은 1장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캠코더 사진을 보면, 일본 초계기가 대조영함의 통신안테나 오른쪽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통신안테나와 초계기의 거리는 1㎞ 정도다. 2시3분께 찍은 적외선카메라 사진에는 초계기가 540m까지 접근한 모습이 보인다. 이보다 앞서 2시1분께 찍은 사진에는 7.5㎞ 거리에서 접근하는 초계기가 보인다.

국방부는 적외선카메라와 캠코더에 찍힌 동영상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선 “결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단 사진 형태로 증거를 제시한 만큼 일본의 대응을 보면서 공개 방식과 범위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본의 태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뒤 “상임위원들은 최근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근접 저고도 위협비행이 반복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러한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엄중히 대응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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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강도 압박에 견주면 일본의 대응은 저강도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적절히 비행했다는 보고를 방위성으로부터 받았다”며 “군사당국 간 의사소통을 해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성이 21일 내놓은 ‘최종 견해’에서 한국과의 협의 중단을 선언한 것에 비춰보면 결이 다르다.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사가 읽힌다는 관측이 있다.

한국 쪽의 사진 공개 뒤에도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24일 저녁 “(일본 초계기는) 국제법규와 국내법에 근거해서 항상 적절하게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 쪽 견해를 받아들여서 성의 있는 대응을 하기를 바란다”며 반박은 했지만 다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한-일 갈등이 길어지면 군사협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합동 수색구조훈련(SAREX)이 하반기에 잡혀 있으나, 지금 분위기에선 시행을 장담하기 힘들다. 선박 조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동 작전능력을 키우기 위해 2년마다 실시하는 이 연합훈련은 1999년부터 이어져왔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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