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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미국서 구금된 이란 국영방송 앵커 열흘만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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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국에서 구금됐다 풀려난 마르지예 하셰미
[프레스TV]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 미주리주 공항에서 이달 13일(현지시간) 수사 당국에 구금된 이란 국영 영어방송 프레스TV의 앵커 마르지예 하셰미(미국명 멜라니 프랭클린)가 23일 석방됐다고 프레스TV가 밝혔다.

프레스TV는 23일 밤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가 범죄 혐의가 없는데도 불법적으로 열흘간 구금한 하셰미가 풀려났다"며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누구라도 죄를 짓지 않아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셰미가 25일 미국 정부의 언론 탄압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며, 조만간 구금 경위와 부당한 처우 등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 국적을 모두 보유한 그는 가족을 만나려 미국을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미 컬럼비아주 연방지방법원은 진행 중인 형사재판의 주요 증인으로 그를 출석하도록 하려고 신병을 확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구금된 채로 세 차례 법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미연방법에 따르면 형사재판의 주요 증인이 출석요구서에 불응하거나 도주할 가능성이 클 때 판사의 지시로 수사 기관이 인신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으며 가능한 한 신속히 석방해야 한다.

그러나 그가 그간 매년 1∼2회 미국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구금 시점이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의 핵합의 탈퇴 뒤 양국의 갈등이 첨예해졌고, 공교롭게 하셰미가 구금되기 직전 이란 정부가 미국 국적자를 구금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셰미가 미국과 이란 국적을 모두 보유해 그의 체포와 구금이 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그가 이란에서 유명한 앵커인 만큼 적대적인 미국과 이란 관계 속에서 정치적 의미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하셰미가 앵커로 일하는 이란 국영 영어방송 프레스TV는 강한 반미 성향의 보도를 전 세계로 송출하는 이란 정부의 '선전 매체'라고 할 수 있다.

혈통적으로는 이란계가 아닌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이란 이슬람혁명 정신에 깊은 영향을 받아 이란에서 10년 정도 살면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개명했다. 현재 프레스TV의 주요 시간대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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