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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베네수 마두로, 美와 '단교' 선언…폼페이오 "그럴 권한 없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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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美 과이도 임시대통령 인정하자 "美외교관 72시간내 떠나라"

폼페이오 "마두로 인정 못한다"…과이도 "미국과 외교관계 유지" 성명

연합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미국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발표하는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대통령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국내외의 퇴진 압박에 직면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드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과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에게 외교관계를 단절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고, 미국의 지지 속에서 스스로 임시대통령임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도 외교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밖에 모인 수천 명의 지지자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헌법에 따른 대통령으로서 제국주의 미국 정부와 정치·외교 관계를 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은) 꺼져라! 존엄성이 있는 베네수엘라를 떠나라"면서 "모든 미국 외교관이 떠날 수 있도록 72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통령을 강요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과테말라,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은 냉전 시대에 미국의 지원 아래 좌파 정부가 전복되거나 군사정권 집권하는 상황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단절 선언은 과이도 의장이 이날 대규모 반정부 집회에서 자신이 과도 정부의 임시 대통령임을 선언하고 재선거를 요구한 직후 미국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하자 취해졌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자신을 비난하고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전면 수정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미국정부와 정치·외교 관계 단절"/ 연합뉴스 (Yonhapnews)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10년간 서로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채 외교적 갈등을 겪어왔다.

2008년 당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에 미국이 연루됐다고 비난하면서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미국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베네수엘라의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전직 대통령'인 마두로가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임시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과도 정부'와 새로운 관계 수립에 나설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과이도 임시대통령 정부를 통해 베네수엘라와의 외교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과이도 임시대통령은 미국 외교관들이 베네수엘라에 남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전례 없는 정치적 대혼돈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군·경이 현지에 체류하는 미국인 등 외국인과 베네수엘라 국민을 계속 보호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모든 정치 정당들은 외교관들이 가진 면책특권에 부합하지 않는 수단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미국은 그 누구라도 미국 외교관들과 미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번 주 내내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미국 정부인사들에게 카라카스 특정지역 밖으로 이동하지 할 것을 지시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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