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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농업의 청년 진입장벽 함께 뚫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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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정착 지원 회사 ‘팜프라’ 설립 유지황 대표

경향신문

팜프라 유지황 대표가 지난여름 소규모 이동식 주택을 짓는 작업을 하고 있다. 팜프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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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농업에 도전하려는 우리 젊은이들 앞에 너무 높은 장벽이 놓여 있습니다. 이 장벽을 낮춰야만 합니다.”

‘팜프라’(경남 진주시 정촌면)의 유지황 대표(32)는 젊은이들의 농촌 정착을 돕는 일에 인생을 건 사람이다. 그는 남의 농지를 빌려 농사에 도전했다가 1년 만에 쫓겨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나처럼 아무런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농사에 뛰어드는 청년들에게 토지와 주거 등의 핵심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싶어 회사 이름을 ‘팜프라(팜+인프라)’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우리나라 농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젊은이들의 농업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농업을 시작하려면 도시에서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이들이 농업에 뛰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정착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유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빈집 등을 활용한 주택 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젊은이들에게 혜택이 가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를 포함한 팜프라 직원 4명은 농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공유지나 민간의 토지를 공동으로 마련한 뒤 거기에 집을 짓고 농사 지으며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이동식 농촌주택업체 ‘코부기’를 통해 젊은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20~26㎡ 규모의 소규모 이동식 주택을 제작·보급하고 있다. 그는 “이 주택의 가격은 한 채당 2500만원에서 3500만원선으로 저렴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할 때는 집을 그대로 들어 옮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코부기는 지금까지 이런 주택을 7채 정도 제작했다.

유 대표는 “우리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이 적은 자금으로도 농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농촌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농업을 확산시키는 사업도 함께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팜프라는 앞으로 농민들에게 최적화해 디자인한 옷과 농기구를 만들어 파는 등의 사업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해 ‘지속가능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땅 빌려 농사, 아픈 실패 경험

13개국 농촌 돌며 온갖 체험


대학(경남과학기술대 메카트로닉스학과)에 다닐 때 기아·가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농업을 접하게 된 유 대표는 2013년 12월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떠난 세계농촌여행을 통해 젊은이들이 즐거운 농업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익혔다. 그는 “2015년 9월까지 네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일본 등 13개 나라를 돌면서 다양한 형태의 농업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이런 이야기는 <파밍 보이즈>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땅 없고 집 없는 청년들 함께

공동토지에 소형 주택 짓고

적은 돈으로 농업에 도전케


유 대표는 ‘농촌청년으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22일 오후 전남 순천에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과 함께 개최한 ‘농정 토크콘서트’에서 농업에 대한 자신의 꿈을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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