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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틀에 한명씩 늘어나는 억만장자들…'부익부 빈익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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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1년간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부는 매일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씩 늘어났으며, 이틀에 한명 꼴로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세계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극빈층 38억명의 재산은 11% 감소해,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적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2∼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공익이냐 개인의 부냐’(Public Good or Private Wealth?)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옥스팜은 이러한 트렌드가 ‘굉장히 충격적’(deeply shocking)이며 ‘통제불능’(out of control) 상태라고 진단했다. 통계는 2017년 3월18일부터 2018년 3월17일까지 전 세계 부자들의 현황을 집계하는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를 근거로 산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25명에 그쳤던 전 세계 억만장자 숫자는 2018년 2208명으로 10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7년 3월부터 1년간은 억만장자가 165명 순증해 이틀에 한명 꼴로 새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자산은 9000억달러(약 1010조9000억원) 증가해 일별로 계산하면 매일 25억달러가 늘었다.

세계일보

그동안 전 세계적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최상위 억만장자 26명의 자산이 하위 50%의 자산을 모두 합친 것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최상위 억만장자 수는 전년의 43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부의 집중도가 그만큼 심화됐음을 뜻한다.

빈부격차가 심해진 이유로 보고서는 부유한 개인이나 기업에 적용되는 세율이 수십년 전보다도 줄어든 사실을 꼽았다. 각국 정부의 잇단 감세 정책 속에 부유한 나라의 개인소득세 평균 최고세율은 1970년 62%에서 2013년에는 38%로 떨어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세금이 주로 소비에 부과되면서 상위 10% 부유층이 하위 10% 빈곤층보다 세금을 덜 내는 경우도 있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최빈층 10%의 소득 대비 세율이 32%로 최부유층 10%의 21%보다 세율이 높았다. 영국도 최빈층 10%의 소득 대비 세율이 49%로 최상위층 10%가 내는 34%보다 세율이 높았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16일 가디언을 통해 “억만장자들이 점점 더 부자가 되고 세계 경제가 팽창하는 동안 각국의 최빈층은 더 가난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역대 최고의 경제 호황’은 상위 1%에게만 해당된다”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학비 걱정에 대학을 못 가고, 3000만명의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4000만 이상이 가난에 허덕이는데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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