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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전태일에서 김용균까지…50년간 달라진 것 없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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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결의대회

"김용균 사고 책임자 처벌·진상규명·대통령 면담요구"

뉴스1

서울교통농사노조·발전비정규직·비정규직100인대표단 등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화시장 인근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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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유경선 기자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달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24세의 나이로 참변을 당한 고(故) 김용균씨의 사망 40일을 앞두고, 전태일 열사가 분신해 숨진 1970년과 비교해 노동자의 현실이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정규직 전환을 재차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18일 오후 5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전태일 다리'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에게는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 2016년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목숨을 잃은 '구의역 김군'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이날 오후 1시 광진구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후 건대입구역에서 뚝섬역과 신당역을 거쳐 전태일 다리까지 행진했다.

구의역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3년 전 김군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목숨을 잃을 때 위험의 외주화는 중단돼야 한다고 외쳤지만 결국 멈추지 못했다"며 "김군의 어머니가 '더 이상 청년들이 목숨을 내놓고 만드는 세상이 없어야 한다'고 했으나 3년이 지난 후 김용균씨의 어머니가 이 말을 똑같이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일명 '김용균법'을 공표하며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법률이고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김용균법의 외주화 금지 대상에는 '발전소 김용균'의 업무도, '구의역 김군'의 업무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용균씨 죽음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김씨가 목숨을 잃은 지 40일이 돼가도록 문재인정부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태일 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동상'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비롯한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전태일 열사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는 나아지지 않았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뜻을 다졌다.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 부분회장은 "평화시장에 오니 과거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미싱을 하다 보면 허리가 결리고 손바닥이 부르트곤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용균 노동자가 죽음을 당하고 나서 고용노동부는 이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는데, 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라며 "1970년대 평화시장 노동자들과 2019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모두 법이 있으나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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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농사노조·발전비정규직·비정규직100인대표단 등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화시장 인근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앞서 안전모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19.1.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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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청년 전태일은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라고 했는데 이 말처럼 반세기가 흐른 지금까지 그분 뜻이 잘 이행됐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며 "우리는 그분의 뜻을 받아 사회의 불공정에 저항하고 맞서 싸워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우리의 권리는 나라가 찾아주지 않고, 우리 권리는 우리밖에 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아서 싸워야 한다"며 "이번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싸우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뒤에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 등 6명이 이날 오후 3시쯤 별도의 신고 없이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과 불법파견 철폐 등을 요구하며 기습 피켓시위를 벌이다 5명이 체포되고 1명이 병원에 이송된 사건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용균씨의 유족과 만나 비정규직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촉구했다.

구의역에서 전태일다리를 거친 이들은 이후 종로구 광화문광장 김용균씨 분향소를 들른 뒤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후 투쟁문화제를 진행한 뒤 다음날까지 결의대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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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농사노조·발전비정규직·비정규직100인대표단 등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화시장 인근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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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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