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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은행 사라질 위기 김포공항, 가격내려 재입찰에도…'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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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한국공항공사, A권역·B권역 모두 105억6000만원 제시…은행권 "적자영업 불가피"]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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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청주국제공항 은행 영업점과 환전소, 현금지급기 운영자 선정 입찰이 임대료를 낮춰 다섯번째 진행된다. 은행들은 기존보다 임대료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적자 가능성이 높아 재입찰에 신중한 입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청주국제공항 은행 운영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21일까지 접수한다.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해 11~12월 네 차례에 걸쳐 입찰을 진행했지만 대부분 은행들이 참여하지 않아 유효경쟁 불발로 유찰됐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입점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이달까지 한 달 간 영업을 더 이어가기로 추가 연장 계약을 맺었다.

공항공사는 1~2차 입찰 유찰 후 방식을 바꿔 3~4차에는 입찰 권역을 3개 권역에서 2개 권역으로 줄이고 최소 임대료 조정에 나섰지만 입찰은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다섯번째로 진행되는 이번 입찰에서는 임대료를 100억원 가량 대폭 낮췄다.

임대료는 1~2차에 A권역이 145억2000만원, B권역이 148억5000만원, C권역이 130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3~4차에는 C권역을 A권역과 B권역에 배분해 권역을 2개로 줄였다. 최소 임대료는 A권역은 105억6000만원 낮아졌지만 B권역은 209억원으로 김포공항 국제선 영업점이 붙으면서 오히려 임대료 부담이 높아져 은행들이 입찰을 포기했다.

이번 입찰에서 공항공사는 A권역과 B권역 모두 105억6000만원으로 제시했다. 각 권역 내 영업점, 환전소, 현금지급기 위치는 일부 바뀌었지만 면적은 지난 입찰때와 같다.

공항공사가 한발 물러났지만 일부 은행들은 임대료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공항 영업을 포기하는게 낫다고 판단한다. 공항 영업점은 우리나라 관문이라는 위치적 상징성 등으로 5년 전만해도 입점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당시 출혈 경쟁으로 임대료가 기존 40억~70억원 수준에서 대폭 올라 현재 수준으로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입점 은행은 공항공사에 연간 임대료의 6개월에 해당하는 금액을 임대보증금으로 예치해야 한다. 또, 임대료는 계약 첫 해에는 낙찰한 금액만큼 내지만 다음해부터는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 변동율에 연동해 매년 올라가게 된다. 추가로 영업점과 환전소 설치 비용도 든다.

문제는 은행의 공항 영업점은 대출이나 금융상품 판매 등 일반 영업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 환전에서 많은 수익을 내야 하지만 최근 정부의 환전 수수료 인하 압박이 커 수익성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환전소 특성상 주말, 야간 근무 등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많이 든다.

한 은행 관계자는 "5년전에도 적정가격이 아니었고 무리한 수준이었다"며 "물가상승을 감안해 60억원 수준이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공항에 은행이 없으면 외환 배달서비스 등 다른 방식으로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는데 인건비가 들더라도 이 편이 낫다"고 말했다.

한은정 기자 roseha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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