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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단독] 서울 집거래 절반 `뚝`…중개업소 폐업>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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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강도 압박에 서울 등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월 단위 공인중개사 폐업자 수가 개업자 수를 넘어섰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는 장기화하고, 대출 규제·보유세 인상 등 규제 칼날에 서울 아파트의 '거래절벽'까지 현실화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중개업소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한 달간 전국 신규 공인중개사 개업자는 1343명, 폐업자는 142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 닫는 중개업소 숫자가 개업 숫자를 넘어선 것은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부진했던 2013년 12월(개업 1733명·폐업 1765명) 이후 처음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12월까지 이어져 개업 1639명, 폐업 1808명을 기록하며 격차가 11월보다 더욱 벌어졌다.

서울도 작년 12월에 공인중개사 폐업자가 438명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신규 공인중개사 개업자(407명)를 넘어섰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전방위 규제책'을 담은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뚝 끊기자 전국적으로 개업자 수와 폐업자 수 간 격차가 좁혀진 끝에 결국 역전이 일어난 셈이다.

대출 규제를 앞세운 지난해 9·13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은 심해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12월 주택매매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주택매매 거래량은 7000건으로 전년 동월(1만3740건) 대비 49.1%나 줄었다. 작년 11월 주택매매 거래량이 932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2.6%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더 커진 셈이다. 지난해 전체 거래량을 살펴봐도 17만1050건으로 전년보다 8.9% 줄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량은 2만5986건으로 전월 대비 21.1%, 전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방 주택 거래량은 2만9695건으로 전월보다 6.9%, 전년 동기보다 13.2%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합산하면 작년 12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5만568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3%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주택매매 거래량도 85만6219건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시장 자체가 활기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종합부동산세 강화, 공시가격 대폭 인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압박 등 시장에 악재가 될 만한 정책이 연이어져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유재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거래가 끊긴 서울은 물론 지방 경제가 무너진 경상권까지 무더기 폐업이 쏟아지고 있다"며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 관련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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