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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나는야 창업 꿈나무" 중·고생이 보는 사회·기술 문제 해결할 창업 아이디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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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은 조종이 너무 어려워요. 손동작에 따라 움직이는 핸드론 어떤가요?”

“나무의 광합성으로 공기를 정화하려면 30년이 걸립니다. 광합성을 하는 세균을 키워 공기를 정화할 방법은 없을까요?”

“아침에 쉽게 일어나면서 건강에도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요? 아침에 물을 마셔야만 멈추는 알람을 떠올렸습니다.”

“언제까지 이력서만 쓰고 계실겁니까? 인공지능(AI)아~ 취업을 도와줘!”

미래 혁신창업을 시도할 중·고등학생이 내놓은 톡톡 튀는 창업 아이디어다.

교육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최근 서울 aT센터에서 개최한 '청년창업경진대회'에서는 중고등학생 아이디어라고는 믿기지 않는 창업 아이템이 대거 소개됐다. 시제품까지 구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과 프로세스까지 나왔다.

이수중학교의 창업동아리 '이수두드림3' 학생들은 세균을 이용한 공기정화기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세균 종류에 따라서는 수소와 지방산 등 물질을 생산한다. 나무는 평균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정해지기까지 30년이 걸리지만, 성장 시간이 필요 없는 공기정화 세균이라면 더 효과적이다. 이산화탄소를 정화할 수 있는 광합성 남세균을 이용하면 친환경 공기청정기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학생들은 생각했다. 이수두드림3 팀은 아이디어로 기술창업 부문 대상을 받았다.

대신중학교 2학년 학생으로 구성된 창업 동아리 '넥스트(NEXT)'는 일반인이 드론을 조종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주목했다. 성능은 좀 떨어져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드론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동작을 이용해 컨트롤할 수 있는 '핸드론'을 고안한 배경이다. 핸드론의 조종부는 기존처럼 조종기 형태가 아닌 손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형태로 휴대가 간편하다. 손의 움직임을 가속도 센서로 측정해 조종할 수 있으며 일반 드론처럼 카메라도 내장했다. 핸드론은 드론에 비해 성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교육용 등 얼마든지 수요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NEXT는 기대했다.

'아침에 물 한잔'으로 잠도 깨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 아이템인 '워터클락'을 고안한 것은 해운대 관광고등학교 학생이다. 워터클락은 블루투스를 연동한 스마트 알람 컵 받침대다. 일정량의 물을 섭취해야만 알람이 꺼지는 방식이다. 자기 전에 일정량 물을 전용 컵에 담아두고 스마트폰으로 기상시간을 설정하면 된다. 물을 마시고 다시 컵 받침대에 올리면 센서가 컵 무게를 감지해 알람이 자동으로 꺼진다. 컵을 꺼내기만 하면 30초 후 알람이 울려 다시 잠드는 것을 막아준다.

부산외국어고등학교 학생 3명으로 구성된 창업동아리 'NYC'는 청년실업문제에 AI를 접목했다. 적당한 조건의 일자리가 없어서 헤매는 청년이 창업아이템을 발굴하고 계획서를 만들면 AI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앱을 고안했다. '고학력 백수'와 '저학력 백수'를 나눠 그룹별로 매칭하는 방식도 생각했다.

전자신문

창업경진대회에서 기술창업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수중학교 이수두드림3 학생들. 광합성 남세균을 이용한 공기정화장치를 고안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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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한 창업경진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대전대신고등학교의 창업동아리 파인더(Finder) 학생들이 과산화수소 증기 살균기 원리에 대해 심사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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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대해 중고생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정부도 진로교육의 한 축으로 창업 체험 기회를 늘리고 있다.

교육부는 올 해 처음 창업 관련 연구·선도학교 20개교를 선정했다. 교육과정 내에서 창업 체험을 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북돋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창업체험센터도 지난 해 10곳에서 올 해 24곳으로 늘렸다.

중고등학생 창업 체험 활동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 학생의 도전정신을 키우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각을 갖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은주 교육부 진로교육정책과장은 “사회와 기술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내놓다보면 학생이 사회 현상을 허투루 보지 않는다”면서 “사회 문제를 관찰하고 학생 시각에서 해결할 아이디어를 내놓는 연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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