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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마르지 않는 간접고용의 눈물]“이중삼중 구조로 교묘히 확대, 포착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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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 노동자 조사’ 정흥준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사례·설문·면접·대안 등 종합적으로 제시한 첫 연구

프리랜서 등 특수고용 늘 것…더 열악한 업체는 대상 제외

경향신문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에 참여한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이번 실태조사가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문제에 대한 현황 파악과 해외 사례 및 설문·면접 조사, 법률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는 지난 1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간접고용이 우리 사회 곳곳에 많이 퍼져 있지만, 그들의 열악한 노동 현장은 세세하게 들여다보기 어려워 그동안 소외된 상태로 방치돼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은 중소기업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실태를 아우르지 못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실태조사는 대기업이 주로 운영하는 자동차·철강·조선·유통·통신 등 5개 업종에 대해 이뤄졌다. 정 위원은 “이번에 다룬 업종은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어 다른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그나마 처우가 나은 편이고, 노조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곳도 많았다”며 “중소업체 등 다른 업종의 경우 더욱 열악할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간접고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위원은 “이중삼중으로 이뤄진 복잡한 고용구조 탓에 포착되지 않은 간접고용 노동자가 많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교묘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간접고용의 하나로 볼 수 있는 1인 사업자나 프리랜서 형태의 특수고용 노동도 매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은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청업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원청업체를 위해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직접고용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현행법상 원청의 사용자성은 인정되지 않아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힘들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75%는 상시 지속업무를 하면서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응답자 중 60%는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동일 원청업체에서 일한 기간은 평균 90개월이고, 근로계약은 평균 2.44회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위원은 “저임금 형태의 차별적인 간접고용이 늘어나면 결국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노인,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될 것”이라며 “사회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정상적인 노동시장을 갖춰야 하는데, 조사에서 보듯이 간접고용이 계속 확산되면 노동시장을 지나치게 교란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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