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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조카에 1억씩 주며 "건물사라"… 孫측 1년반 동안 집중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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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문화재청장 "손의원, 목포 근대유산 대책 세워달라 해"

문화재청, 설명회 때 예정에 없던 '孫측 건물' 창성장 홍보

조선일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조카가 공동 명의로 돼 있는 목포시 대의동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홍보 동영상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는 의혹의 핵심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로서 '목포 구도심 거리가 문화재로 등록될 것을 알고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미리 건물을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SBS가 '손 의원의 가족과 지인 명의로 돼 있다'고 보도한 목포 시내 건물 9채는 모두 문화재로 등록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1.5㎞ 구역 안에 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현재 손 의원의 조카와 지인 등이 소유한 카페·게스트하우스 등 2채는 확인했으나 나머지 7채는 아직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목포의 한 지역 신문은 2017년 7월 28일자로 '연극배우로 알려진 손혜원 의원의 조카 손모씨가 유달동 일원의 일본식 건물 3채를 구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목포의 한 문화재 관계자는 "구도심 일부 건물들이 손 의원 것이라는 사실은 지역 사회에 거의 다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 의원 조카 명의(공동)로 된 목포시 대의동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의 홍보 동영상에는 손 의원도 등장한다. 손 의원은 이 영상에서 "이 시대에 청년들이 모이고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게스트하우스를 해 보는 게 어떨까 해서 우리가 이 창성장을 수리하기 시작했다"며 "어제 1년 만에 완공이 돼서 지인들을 모아놓고 오픈을 했다"고 말한다. 매입과정에서 손의원은 자금이 부족한 조카들에게 1억원씩 준 것으로도 알려졌다.

SBS에 따르면 해당 건물 9채는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반 동안에 모두 사들인 것이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지난해 8월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와 함께 문화재청에 의해 문화재로 등록됐다. 손 의원 측의 해당 건물 매입 시기가 문화재 등록 1년 5개월 전부터 1개월 뒤에 걸쳐 있는 셈이다. 건물이 문화재가 되더라도 매매에는 큰 제약이 없는 데다, 주로 근대 유산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등록문화재는 국보·보물·사적 등의 지정문화재와는 달리 상업적 용도로 쓸 수 있는 등 활용이 자유롭다. 이 때문에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인 손 의원이 미리 문화재 등록 정보를 입수해 가족과 지인 명의로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조선일보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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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출신인 손 의원은 한국나전칠기박물관장을 지냈으며 평소 '목포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하며 활동해 왔다. 김종진 전 문화재청장은 본지 통화에서 "손 의원이 지난해 국회에서 '목포 등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서 대책을 세워 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문화재청이 손 의원 건물의 홍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손 의원의 23세 조카 명의인 것으로 알려진 창성장은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이 언론사를 상대로 진행한 홍보 설명회에서 당초 예정 일정에 없었다가 뒤늦게 포함됐다. 이에 대해 당시 안내를 맡은 목포시 관계자는 "동선상 가장 잘 개발된 사례여서 일정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15일 밤 해명 자료를 내고 "문화재 등록은 문화재위원회 심의에 의해 시행될 뿐 개인의 영향력에 좌우될 수 없으며, 지금까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예산 지원은 없었고 앞으로도 공적 활용 등에 우선 지원될 것"이라고 했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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