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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유튜브에 빠진 여의도…'저임금 인턴 비서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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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인기에 각 의원실 다양한 콘셉트 영상 제작 / 채용 활발하지만 ‘인턴 착취’지적도

세계일보

최근 여의도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유튜브 정치’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영상이 인기몰이를 하자 이에 자극받은 의원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을 활용하고 영상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유튜브 홍보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각자 콘셉트를 잡고 영상홍보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과거에는 본인의 의정활동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정치, 현안이 아닌 다양한 분야 영상으로 유권자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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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오른쪽)과 박성용 경사가 ‘몸짱 경찰관 달력’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한 모습.박용진 의원실 제공


민주당에서 5만4000여명으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박용진 의원은 14일 기자들에게 ‘유튜브로 사회참여 활동’이란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 의원이 얼마 전 ‘몸짱 검거왕’ 박성용 경사를 만났는데 달력 판매 수익 전액을 학대 피해 아동에게 쓸 계획이라는 취지를 듣고 이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는 데 동참한 것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말 영상 전문인력을 비서로 채용해 한층 질이 높아진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수학교육과 교수를 지낸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자신의 채널인 ‘비타민TV’에 흥미로운 수학이야기를 선보이는 등 ‘생활정치’로 접근 중이다. 최근에는 인기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연계한 내용을 다뤘다.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필요한지 등을 소개하며 학부모 유권자 공략에 나섰다. 변호사 출신 박주민 의원은 채널 ‘주민센터’에 사법개혁 관련 내용을 더 자세히 심층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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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정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자 의원실마다 영상 전문가를 향한 구애가 치열하다.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원실 채용공고 목록을 보면 대부분 SNS 또는 영상업무 담당자를 우대해서 뽑는다. 특히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실은 전문임기제 2명과 인턴비서 1명을 새로 뽑는데 모두 자격요건에 ‘동영상 촬영 및 편집 유경험자’ 또는 ‘동영상 편집프로그램 능숙자’로 제한했다. 나 원내대표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요즘 SNS 소통이 워낙 활발하니 그쪽으로 소통을 강화하려고 채용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민주당 조응천·어기구 의원, 한국당 최연혜 의원 등도 인턴비서를 뽑는데 동영상 편집활용능력 우수자를 우대한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영상 전문가를 ‘인턴 비서’ 중심으로 고용하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촬영·편집을 하는데 고도의 기술과 시간이 필요한데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인턴 비서로 채용하려는 건 ‘노동착취’”라며 “정말 의원들이 유튜브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고급인력으로 대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이창훈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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