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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낚시어선 자율 안전관리제’… 휴대전번 엉터리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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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해경 본인위치 확인 등 불가능

틀린 기재에도 확인 어려워 실효 논란
한국일보

11일 오전 5시쯤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해상에서 9.77t급 갈치잡이 낚시어선 무적호이 전복됐다. 통영해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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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욕지도 남방 공해상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무적호 선장 최모(57ㆍ전남 여수)씨 등 사망자 3명이 출항 전 해경에 적어 낸 승선자 휴대전화 번호가 본인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낚시어선 자율적 안전 관리제’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무적호 승선자 명부에 기록된 사망자 3명의 휴대전화를 걸어 본 결과 ‘모두 다른 사람이 받거나 없는 번호’로 나왔다.

숨진 선장 최씨의 전화에서는 여성이 받았고 낚시객 A모씨의 전화도 ‘없는 전화번호’로 나왔으며, B씨의 전화도 여성이 받아 3명 모두 틀린 전화로 판명났다는 것이다.

해당 승선자의 휴대전화 등 자료는 숨진 선장 최씨가 사고 전날 낚시객 12명을 배에 태우고 출항하기 전 여수해양경찰서 국동출장소에 제출한 자료다. 다른 낚시객들의 휴대전화번호도 상당 부분 틀린 것이어서 해경이 수색과 생존자 확인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지난해 12월 1일 ‘낚시어선 자율적 안전 관리제’를 전면 시행하면서 낚시 관리 및 육성법 개정안에 따라 승객이 승선자 명부를 작성하면, 선장은 신분증 확인과 안전 점검을 책임지도록 했다. 그러나 무적호 사고에서 ‘안전관리제’가 유명무실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장이 승선자 명부 등을 허위 기재하면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으나 지금까지 이 규정을 어겨 처벌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경은 승선자 명부 확인은 선장의 의무 사항이기 때문에 전화번호가 본인 것인지는 알 수 없고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제도 정착을 위한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오전 5시쯤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공해상에서 여수 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무적호(정원 22명)가 파나마 선적 3000톤급 화물선과 충돌, 전복돼 선장 최씨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통영=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