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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결정시 경제상황 고려·극단적 주장 '원천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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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지영호 기자, 최동수 기자] [(종합)30년만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 힘 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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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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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경제성장률, 고용상황 등이 반영된다. 정부가 가진 공익위원 추천권은 노사단체가 나눠갖는다.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노동계는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중소기업계는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 등이 빠진 데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했다.

우선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고용·경제상황을 고려하도록 한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기준인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에 고용수준, 경제상황, 사회보장급여 현황 등을 추가한다. 사실상 기업의 인건비 지불능력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재갑 장관은 "한국은행의 기업동향분석, 통계청의 기업행정통계 경제총조사, 중기부의 중소기업 실태조사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어떤 통계를 종합적으로 활용할지도 전문가들이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상하한선 구간을 설정하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가 새로 생긴다. 전문가위원 9명은 노사단체가 직접 추천하거나 의견을 내 선임한다. 중앙노동위원회처럼 노사가 추천인 명단을 낸 뒤 상대방의 명단에서 기피인물을 지우는 순차배제방식이 도입된다. 전문가위원은 새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토대로 연중 상시적인 통계분석,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을 설정하게 된다.

이 장관은 "전문가들 중 극단적인 시각·관점을 갖고 계신 분들을 배제하고, 좀 더 중도적인 입장의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놓고 논의하지 못했는데, 그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간설정위원회와 분리된 임금결정위원회에서 공익위원을 뽑을 때는 정부 단독 추천권을 노사 단체에 나눠준다. 결정위원회는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의결한 상하한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전체 결정위원회 규모는 현행 27명에서 15~21명으로 줄어든다. 이 역시 노사 순차배제방식과, 국회에 일부 추천권을 주는 방안이 검토된다.

고용부는 이달 안에 전문가토론회, 노사토론회, 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를 진행해 2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법과 시행령 개정안 논의가 시작되도록 할 방침이다. 2017년 4개월간 최저임금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에서 논의된 바 있는 사안이라 1달간의 의견수렴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고용부는 이번 개편안 초안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과 연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개편안이 정부안대로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상당 부분 속도조절론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노사 요구안을 중심으로 줄다리기 하듯 진행된 관행이 사라지고, 보다 중립적인 입장을 지닌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개편안에 대해 민주노총은 "재계의 압력에 굴복해 ‘최저임금 1만원’으로 대표하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당사자인 노동자의 의견보다 전문가의 의견을 더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최저임금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오는 9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워크숍을 열어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에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그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과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당장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 문제의 핵심은 업종별 규모별 구분 적용"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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