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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람들] '800년 역사 퍼즐' 월남사 복원 헌신 법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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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사의 옛 모습과 명성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연합뉴스

법화스님
(강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강진 월남사 주지 법화스님이 3일 월남사터 앞에서 복원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chogy@yna.co.kr(끝)



(강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월남마을을 지키며 월남사지 복원작업에 참여하는 것 또한 수행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터만 남은 월남사지 복원작업에 헌신하는 법화스님의 열정이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다.

법화스님은 6일 "3층 석탑 복원작업 모든 과정이 큰 공부"라면서 "차곡차곡 돌탑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월남사가 옛 모습과 명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월출산 천황봉 남쪽에 있는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일원에서는 월남사터 발굴과 월남사지 3층 석탑 해체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법화스님은 절터 한편에 월남사 종무소라고 적힌 아주 작은 임시 법당에 기거하고 있다.

그가 월남사지 복원작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7년 전부터다.

군법사로 제대한 뒤 대흥사와 무위사에서 사판의 소임을 맡았다고 한다.

사판으로서 행정업무를 보다 보니 담당하는 쪽이 주로 문화재 관련 업무였다.

대흥사와 무위사에 이어 월남사지 복원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법화스님은 말했다.

법화스님은 문화재청과 강진군을 도와 월남사지 복원작업에 참여하며 월남사지를 알리기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월남사지의 역사 문화적 가치 재조명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월남사는 월출산 남쪽에 있던 대규모 사찰이었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고려 진각국사 혜심(1178∼1234)이 월남사를 창건했다는 관련 기록이 있다고 법화스님은 설명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쇠퇴하다가 16세기를 전후로 폐사(廢寺)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과거 융성했던 사찰이었지만, 전란과 천재지변을 겪으며 소실 돼 현재 3만3천57㎡(1만평) 규모의 절터에 보물 제298호로 지정된 월남사지 3층 석탑과 보물 제313호로 지정된 진각국사비만 남아 있다.

강진군도 월남사지 복원 의지가 높다.

현재 강진군은 3만3천57㎡ 규모의 절터 권역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20여년 전부터 복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월남사지 3층 석탑은 1999년부터 보수 작업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정밀안전진단, 보존처리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거치며 관리해 왔다.

보수정비가 시급한 E등급 판정을 받아 2017년부터 해체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법화스님의 올 한해 가장 큰 바람이 있다면 강진군과 문화재청을 도와 월남사지 3층 석탑 복원작업을 끝내는 것이다.

법화스님은 "월남사지 3층 석탑이 완전히 해체되는 과정을 보며 어떤 한 분이 '800년의 고된 세월을 잠시 내려놓고 쉬는 느낌을 받았다'고 표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향후 수백 년 역사를 더 이어갈 수 있도록 해체된 188개 부재 하나하나의 성질을 잘 파악해 월남사지 3층 석탑이 웅장한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남사의 주지로서 월남사지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복원작업을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법화스님은 월남사지 복원사업이 수행의 일부라고 말한다.

행정적 권한을 가진 관련 부처들과 협의를 통해 신중하고 끈기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 복원작업 특성상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화스님은 "800년간 역사의 조각을 맞춰가는 일이 어찌 쉽겠는가. 조급한 마음보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생각으로 동참하고 있다"면서 "월남사가 종교 활동의 공간임과 동시에 자연과 역사의 한 부분을 담은 힐링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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