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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 한개도 허용할 수 없다” 제주 영리병원 반발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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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허가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 영리병원을 둘러싼 반발과 논란은 올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의료영리화저지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 500여명은 3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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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단체와 의료영리화저지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 500여명은 3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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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단체와 의료영리화저지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 500여명은 3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이 땅에 단 한개의 영리병원도 허용할 수 없다”며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를 위해 전국에서 보건의료노동조합원 300여명이 제주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원 지사는 영리병원 개원을 반대한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 제주도민과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녹지국제병원을 허가하는 폭거를 저질렀다”며 “원 지사가 계속해서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한다면 주민소환운동을 포함한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에 대한 책임론도 꺼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의료 영리화를 반대하고 영리병원 설립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영리병원 허용에 따른 건강보험체계 붕괴, 돈벌의 의료, 의료영리화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 대해 손 놓고 제주도의 결정에도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은 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제주영리병원을 둘러싼 모든 의혹과 설립승인과정에서의 부당함, 영리병원과 의료영리화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는 투쟁에 나서겠다”며 “100만 서명운동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반드시 제주 영리병원을 철회 시키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100만인 서명운동이 이뤄지고, 제주운동본부는 매주 토요일 제주시청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간다. 이들은 결의대회 후 원 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되자 영리병원 철회 촉구 등의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을 강명관 보건건강위생과장에게 전달했다.

영리병원 논란은 지난해 12월5일 원 지사가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하면서 뜨겁게 불붙었다. 녹지국제병원은 국내 다른 병원과 달리 환자 진료를 통한 수익을 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고, 건강보험 의무 적용을 받지 않는 영리병원이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2일 시무식에서도 “공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수용하지 못해 다시 한 번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전면 불허 결정으로 갈 경우 대규모 소송이 제기돼 손해배상에 따른 보건복지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도 간에 책임 공방을 피할 수 없고 투자자들의 신뢰도 추락될 것을 고려해 외국인만 허용하는 ‘조건부 허가’를 차선책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반대 측은 제주 영리병원이 의료 민영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의 확대, 국내 성형외과나 건강검진병원들의 역차별 문제 제기, 국내 법인의 우회투자 등 국내 의료체계를 흔들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가 내건 내국인 진료 금지라는 조건의 실효성 여부도 논란을 안고 있다. 제주도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의료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주특별법이나 관련 조례에도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내국인 진료 금지는 소송전으로 비화될 경우 진료 대상 확대가 불가피하고, 헌법적 가치에도 맞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인 녹지국제병원 측 역시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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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단체와 의료영리화저지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 500여명은 3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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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설립한 병원이다. 2017년 7월 47병상 규모로 건물이 준공됐고, 의사 9명과 간호사 31명 등 134명의 인력도 채용했다. 진료과목은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등 4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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