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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한겨울에 샌들 신겠다 고집부리면… 발 시리다고 할 때까지 그냥 신게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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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Q.만 4세 딸이 최근 부쩍 옷에 대한 고집이 늘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홍색만 입으려 하고, 한겨울에 여름용 분홍 샌들을 신고 나가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어린이집 가는데 불편한 드레스를 입겠다고 졸라요. 원하는 옷을 못 입게 하면 아이에게 안 좋을까요?

A.만 4세는 주도성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주도성은 자기가 주체가 되어 이끄는 성향이에요. 만 2세 영아기 땐 자기 스스로 뭐든지 하려고 하는 '자율성'이 발달하는 시기라면, 만 4세는 자기가 선택하고 모든 상황을 주도하려는 '주도성'이 발달하는 시기죠. 하지만 부모는 자녀가 고집을 부렸을 때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 예측되기 때문에 미리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입장에선 당연한 걱정이죠. 그런데 유아는 그런 어려움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결정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아이가 자기 선택의 결과를 경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배우는 거죠. 한겨울에 샌들을 신고 나가면 발 시리고 춥겠죠. 부모는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되겠지만, 시간이 길지 않다면 샌들을 신고 나가게 해주세요. 잠깐 추위를 느껴도 만 4세 유아에게 큰 해가 되진 않아요.

하지만 나가 있는 시간도 길고 감기 기운도 있다면 모든 걸 자녀가 책임지게 할 순 없을 거예요. 그럴 땐 양말을 챙겨 나가며 말하세요. "샌들 신고 가지만, 추우면 꼭 말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자녀가 발 시리다고 하면 양말을 신기세요. 이때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왜 엄마 말 안 듣니?"라든지 "다음에도 또 이러면 혼난다" 같은 말은 하지 마세요. 이미 발이 시리다고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자기 선택의 결과를 경험한 것이니까요.

이와 달리 결과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높은 곳에서 위험하게 놀고 있는데 '떨어져 봐야 다음에 안 올라간다'는 식은 적합하지 않아요. 즉, 아이 선택의 결과 때문에 위험해지거나 타인에게 불편한 상황을 만들 땐 꼭 의논해야 합니다. 어린이집에 드레스를 입고 가면 식사 시간이나 화장실 갈 때 매우 불편하고, 미끄럼틀을 타다 다칠 수도 있죠. 이럴 땐 드레스 입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말해주며 같이 의논하세요. 자녀 의견도 수용해주면서 스스로 적절한 방법을 결정하게 하세요.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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