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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신재민, 기재부 차관보 카카오톡 대화내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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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바이백 취소는 文 정부 부담 고려” / 김동연 ‘정무적 판단’ 설명 내용과 일치 / ‘KT&G 사장 교체’ 관련 기재부 해명에 “국고과서 국고 총괄… 문서도 입수” 반박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017년 국채 조기상환(바이백) 취소가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의 근거로 당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1일 오후 고려대 커뮤니티에는 ‘신재민2’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신 전 사무관이라고 밝힌 사용자의 카카오톡 채팅방 사진이 올라왔다. 차관보, 신 전 사무관 등이 있는 채팅방에서 차관보는 “핵심은 2017년 국가채무 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썼다. 차관보는 당시 기재부 재정관리관이던 조규홍 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추정된다.

세계일보

고파스 캡처.


채팅방 대화 날짜는 1조원 규모의 바이백이 전격 취소되기 하루 전인 2017년 11월14일이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2017년 11월15일 미리 예정된 바이백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 바이백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이 줄어들면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당시 ‘정무적 판단’이라면서 “금년 국채 발행을 줄이게 된다면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줄어든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도에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줄어든다면 정권이 지속되는 내내 부담이 가기에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채팅방 대화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청와대는 전날 바이백 취소, 적자국채 추가 발행 등에 대해 “청와대는 (국채 발행을 지시할) 권한이 있다”며 “여러 가지 재정정책 수단으로서 국채 발행이 있는 것이고, 그에 대해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기재부에 국채 상환 취소 및 추가 발행을 지시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기재부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바이백 취소 등은 연말 세수 여건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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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9일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캡처


고파스 게시판에는 신 전 사무관의 부탁을 받았다는 제목의 게시글 등 3건의 글이 전날과 이날 오전 올려졌다. 신 전 사무관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를 지시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카카오톡만 보더라도 제 이야기가 사실인 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공무원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2일 검찰에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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