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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국경장벽 예산 대치… 美 연방정부 또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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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 번째… 장기화 우려 / 건설비 57억弗 담긴 임시지출안, 민주당 저지로 상원 표결도 못해 / 9개 부처 80만 공무원 강제휴가 / 주말·성탄절 연휴로 파급력 미미 / 슈머 “트럼프가 장벽 포기해야” / 27일 본회의… 협상 타결 불투명

세계일보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미국 백악관과 민주당이 갈등을 빚으면서 예산안 처리에 실패, 22일(현지시간) 0시부터 미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다운’에 들어갔다. 올해 세 번째인 셧다운 첫날에도 협상이 계속됐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장기화 우려도 제기된다.

미 공화당은 예산안 처리 시한인 전날 상원 본회의를 소집, 긴급 지출법안(예산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과 협상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20일 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 요구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달러(약 6조4000억원)가 반영됐다. 그러나 민주당의 완강한 반대로 상원에서 표결도 거치지 못했다. 상원의 다음 본회의가 오는 27일인 까닭에 이번 셧다운은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상원은 이날 정오 본회의를 열었지만 협상이 표류하자 오후 3시20분쯤 산회를 선언했다. 척 슈머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적 분노발작’이 ‘트럼프 셧다운’을 촉발했다면서 “(멕시코 장벽 예산이 포함된 법안은) 오늘도, 다음 주에도, 내년에도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정부 문을 다시 열고 싶으면 장벽을 포기해야 한다. 간단명료하다”고 맹공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켄터키) 원내대표는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계속된다. 협상이 타결되면 언제라도 표결을 위해 상원의원들을 본회의장으로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슈머 원내대표와 회동했으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셀비 상원(앨라배마) 세출 위원장도 “(셧다운 사태의) 조속한 종결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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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셧다운은 1976년 이후 이번이 역대 20번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연방정부 기관이 주말과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인 오는 24~25일은 연방 휴일”이라며 초기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셧다운으로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는다. 미언론은 전체 210만명의 연방 공무원 가운데 80만명이 셧다운의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상당수 국립공원은 문을 연 가운데 일부 국립공원이나 대통령 도서관 등은 제한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첫 업무일인 26일부터 충격이 가시화될 수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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