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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사이언스 샷] 1억6000만년 전 익룡 화석 복원했더니 온몸이 털북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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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네이처




참새만 한 크기의 털북숭이가 날개를 접고 서있다〈사진〉. 영국 브리스톨대 마이크 벤튼 교수 연구진은 지난 1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1억6000만년 전 중국에 살았던 익룡(翼龍)의 생존 모습을 복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익룡은 날다람쥐나 박쥐처럼 다리 사이의 얇은 피부막을 펼쳐 하늘을 날았던 파충류이다. 2억5000만년 전 지상의 공룡과 분리돼 독자적으로 진화했다. 하늘을 날기 시작한 것은 2억3000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지상의 공룡은 이후 1억5000만년 전 시조새를 거쳐 조류로 진화했다. 깃털도 그때 생겼다. 최근에는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 역시 온몸에 보온과 짝짓기 과시용 털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익룡도 이미 1840년대부터 '피크노파이버'라는 짧고 가는 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깃털이 없어도 하늘을 날 수 있으므로 시조새의 깃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공룡의 털과도 다르다고 봤다. 이번 중국의 익룡 화석은 지금까지의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익룡 화석에서는 모두 네 종류의 털이 발견됐다. 사람 머리카락처럼 원기둥 모양의 털은 온몸에서 발견됐다. 끝부분이 갈라진 털은 머리와 꼬리, 다리에 집중돼 있었다. 중간이 솔처럼 갈라진 털은 머리에만 나 있었다. 마지막으로 새의 깃털처럼 아래에서부터 여러 갈래가 있는 털은 날개의 막 부분에서 발견됐다.

연구진은 원통형과 솔형 털은 새의 깃털이나 박쥐의 털처럼 보온 용도와 함께 하늘을 날 때 몸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쓰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간이 갈라진 머리털은 오늘날 새의 머리에 있는 것과 같이 감각 기능을 했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아래에서부터 갈라진 털은 공기를 많이 가둘 수 있어 날개의 보온용으로 적합했다고 추정됐다.

연구진은 익룡의 털에서 적갈색을 내는 색소(色素) 구조도 발견했다. 역시 새의 깃털이나 포유류의 털에서 발견되는 것과 흡사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깃털이 시조새보다 앞서 익룡과 공룡의 공통 조상에서부터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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