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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박형철 "김태우 첩보목록, 지시없이 본인이 생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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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공개문건 조목조목 반박 "일부는 상부에 보고된 적 없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김태우 수사관의 '특감반 첩보목록' 폭로에 대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19일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의 청와대 재직시절 직속상관이다.

박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제기된 '특감반 첩보목록'과 관련해 "상부지시 없이 생산된 문건"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박 비서관이 기자들 앞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은 특감반 사태가 발생한 지 20여일 만에 처음이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공개한 '특감반 첩보목록' 중 일부는 상부에 보고된 적이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비서관은 "특감반원은 어떤 지시를 받고 첩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제를 정해서 자신의 역량으로 첩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무런 지시 없이 문건을 생산한다"며 "특감반장이나 데스크 차원에서 폐기된 문건도 있고, 자신이 혼자 정리해놓은 문건도 있어 해당 문건이 모두 보고된 것으로 전제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공개된 10건의 보고서 중 4건은 박 비서관 본인이 직접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중 3건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까지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4건의 보고서는 특감반장에게까지 보고된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건은 어느 누구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비서관은 특히 '고건 전 총리 장남의 비트코인 관련 사업 동향 보고'에 대해서는 "특감반원 신분으로 감찰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행정요원으로서 다른 행정관들과 협업으로 정책정보를 생산하는 로우 데이터를 수집한 것"이라며 첩보가 아닌 정보를 수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코리아나호텔 사장 배우자 자살 관련 동향' 관련 보고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관련 보고에 대해서는 "특감반 초기에 이전 정권에서처럼 민간 영역에서 다양하게 정보를 수집하던 관행을 못버리고 작성해 특감반장에게 보고한 것"이라며 "이에 특감반장이 '이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다, 이런 첩보는 수집하지 말라'고 제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선일보, BH의 홍석현 회장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중 첩보'와 '조선일보, 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 거래 혐의 취재중 첩보'에 대해서는 "당시 언론사찰 문제가 있으니 작성하지 말라고 해서 특감반장이 폐기한 보고서로, 내게 보고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박 비서관은 "저는 문재인정부 초대 반부패비서관으로서 제 명예를 걸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입장을 밝히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목록 중 의문이 나는 것이 있으면 추후 다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김 수사관의 폭로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언론들이 김 수사관 말에 휘둘려왔다고 생각한다"며 "그 휘둘림이 알면서도 당한 건지, 모르면서 당한 건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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