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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Talk쏘는 정치] 메달 뒤에 가려진 '쇼트트랙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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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맞았다" 지난 17일 조재범 전 코치 폭행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앞서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한 말입니다. 이 때문에 뇌진탕이 생겨 경기중 의식을 잃었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이 증언의 파장,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심석희 선수는 지난 평창 올림픽때 여자 1500m 예선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혼자 넘어졌습니다. 곧 추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반바퀴 이상 차이가 나 결국 예선 탈락했죠. 심 선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우울증등으로 약물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초등학교때부터 아이스하키 채로 맞았다고 합니다.

[임상혁/변호사 (지난 17일) : 6살 때부터 시작을 해서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폭행은 점점 심해졌다는 것인데 이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시 그만큼 폭행을 받았는데 심 선수는 그것들이 자주 묻혀 가고 있다는…]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심 선수의 상처가 깊어 참담하다, 모두 내책임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다. 조금 더 성장하기를 바란 나의 잘못된 판단" 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어떻게 폭력이 성장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쇼트트랙 선수에 대한 폭행,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어제 뉴스룸에서 인터뷰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씨는 2004년 선수촌을 이탈한 선수중의 1명입니다. 당시 선수들이 쓴 자술서에는 "스케이트 날집으로 엄청 때렸다 "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맞았다" 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변씨는 인터뷰에서 실제로 그보다 더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JTBC '뉴스룸' / 어제) : 정말 무려 14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이 아직도 정말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고 일단 어떠한 도구로도 굉장히 많은 폭행을 당했었고 도구가 아니더라도 손이라든지 발로 찬다든지 머리를 잡고 저희를 세게 집어던진다든지 그런, 그랬었죠.]

14년 전에 있었던 구타가 아직도 계속됐다는 것도 놀라운데요. 심지어 당시에는 운동하려면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는 것입니다.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JTBC '뉴스룸' / 어제) : 일단 2004년 그때 당시에는 시대적 상황이라든지 그런 것이 '운동선수는 맞으면서 할 수도 있지'라는 그런 인식들이 좀 더 강했어요. 코치 선생님들이 이것을 밖에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그런 식으로 하니까 그때 당시에는 제가 고등학생이고 하니까 너무 무서운 거예요.]

당시 선수들의 자술서에는 "너무나 소중하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스케이트를 제일 혐오하게 됐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렇게 즐겁게 탔던 스케이트를 누가 혐오하게 만들었을까요? 왜 14년이 지났는데도 이런 폭력행위는 근절되지 못한것일까요? 심 선수와 변천사 씨는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심석희/쇼트트랙 국가대표 (지난 17일) :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변천사/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JTBC '뉴스룸' / 어제) : 정말 우리 이후로 후배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초등학교 시절 잠시 교내 수영부 대표팀에 몸담았던 저도 폭력을 휘두르던 코치를 보고 관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기억은 더 오래 남더군요. 선수들이 더이상 폭력에 시달리지 않고 사랑하는 운동을 혐오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체육계의 노력 뒤따라야겠습니다.

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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