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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삼성바이오 "사업 폐업 위기" vs 증선위 "제재는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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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분식' 삼성바이오 제재 정지 필요성 두고 열띤 법정 공방

"바이오산업 미래 고려해 집행 정지해달라"…"집행정지하면 오히려 피해 확대"

연합뉴스

'분식회계 의혹' 속 삼성바이오로직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증권선물위원회 측이 '고의 분식회계'에 근거해 내려진 제재를 두고 19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었던 데다 증선위 제재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재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선위 측은 반면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만큼 제재를 가한 건 합당하다고 맞섰다.

삼성바이오 측은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에서 "증선위 제재는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선입견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지배력 판단을 바꿀 요인이 없었는데도 회계처리를 바꿔 4조5천억원의 평가이익을 계상한 것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이라고 봤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바이오 측은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회사인 미국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회계처리를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증선위 제재대로 재무제표를 재작성할 경우 "기업가치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고 주주나 채권자들이 받는 충격과 혼란도 너무 크다"며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재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에 대한 해임 권고 조치에 대해서도 "사내 이사는 대표이사와 재무담당이사 두 명뿐이라 이들을 해임할 경우 집행기관 및 의사결정 기관의 공백으로 인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증선위 제재는 경제적 자유권을 직접 제한하는 것"이라며 "기업 이미지나 명예, 신용에도 막대한 타격을 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바이오산업은 높은 신뢰와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인정해버리면 저희 사업은 폐업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며 "저희와 투자자는 물론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충분히 고려해 제재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결국 제재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의 중과실로 매매거래가 정지된다고 발표하고 있다. 2018.11.14 jeong@yna.co.kr



증선위 측은 그러나 삼성바이오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대두된 콜옵션 부채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했다며 고의성이 인정되는 만큼 제재는 당연하다고 맞섰다. 제재 집행을 정지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증선위 측은 "재무제표를 재작성한다고 해도 삼성바이오 측이 입게 될 불이익은 기업 이미지 손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대표이사 해임 권고 처분으로 입는 손해도 "불명확하다"며 "대표이사 등이 입는 손해는 제삼자의 손해라서 금전적 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감사인 지정 조치에 대해서도 "감사인만 바뀌는 것일 뿐 특별한 불이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재가 이행되지 않다가 본안 소송에서 삼성바이오가 패소하면 신규 투자자 양산으로 오히려 피해가 확대할 수 있다"며 삼성바이오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양측의 열띤 공방을 경청한 재판장은 "이 사안은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가급적 내년 1월 중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심사에 판단에 필요한 참고 자료들은 내년 1월 12일∼15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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