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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콜롬비아법원, 트랜스젠더여성 살해 '페미사이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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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범, 피해자 '성적 지향' 강조해 범행 정당화 주장

조현병 진단…정신과 시설 20년 수감

뉴시스

【아순시온=AP/뉴시스】콜롬비아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살해 사건을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대상 살인)'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지난해 11월25일 '세계 여성폭력 제거의 날' 행진에 참여한 여성들.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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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콜롬비아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살해 사건을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대상 살인)'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콜롬비아 법원은 트랜스젠더 여성 살해 가해자인 다빈슨 스티벤 이라소 산체스에게 20년간의 정신과 시설 수감을 선고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2월9일 트랜스젠더 여성 에니엘라 라모스 클라로스를 살해해 기소됐으며, 가중처벌 요건인 페미사이드와 무기소지 혐의를 적용 받았다.

법원은 외모를 비롯해 가족과 친구들이 인정하는 성정체성을 토대로 클라로스의 성별을 여성으로 인정했다. 법원 기록엔 클라로스가 출생시 이름인 루이스 앙헬 라모스 클라로스로 기록돼 있지만, 유방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과 여성으로 살아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산체스는 뒤에서 수차례 총격을 가해 클라로스를 살해했으며, 범행 몇 달 전에도 흉기를 이용해 클라로스를 공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체스는 조현병(정신분열) 진단을 받았으며, 체포 이후 클라로스의 성적 지향을 강조하며 범행을 정당화하려 했다.

보고타의 LGBT(성소수자)권리단체 '콜롬비아 다이버사'는 "(피해자 가족을 대리했던) 변호인단이 클라로스를 여성으로 인정한 법원의 처리 방식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루스 가족 측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은) 편견에 기반한 사법부와 검찰의 범죄 처리 방식에 대한 변화를 시사한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콜롬비아에선 최소 36명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살해됐다. 또 미 국제개발처는 2008~2013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콜롬비아를 전세계에서 트랜스젠더가 살해당하는 비율이 4번째로 높은 나라로 규정한 바 있다.

유럽연합(EU)과 유엔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의 페미사이드를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난 9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선 여성이 성별을 이유로 살해당하는 경우 또는 살해에 앞서 성폭행을 포함해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폭력 전례가 있는 경우를 광범위하게 페미사이드로 규정하고 있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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