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자유한국당의 '벼룩 간 빼 먹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례 있다"…'먹튀' 논란 이학재 부메랑

국회 정보위원장 직을 유지한 채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이학재 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입을 모아 '반납'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국회 원구성 협상 당시 자신들에게 배정된 상임위원장 2석 가운데 1석을 눈뜨고 뺏길 처지여서 불만이 클 수밖에 없고, 민주당 입장에서도 국정원 등을 관할하는 국회 정보위 위원장 자리가 한국당에 넘어가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기 때문.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 공개발언과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당에 촉구한다. 원구성 협상 합의 정신을 지켜달라"며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의원이 '전례가 없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2016년 진영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 변경을 하면서 안전행정위원장 자리를 내려놨고, 1998년 김종호 정보위원장도 민주자유당에서 자유민주연합으로 옮기며 자리를 내려놨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을 하면서 분명히 3당 합의문에 '어떤 상임위는 어느 당이 가져가고, 어떤 상임위는 어느 당이 가져가고' 이렇게 다 배분표를 짜서 사인을 했다. 그 바탕 위에서 정보위원장 자리를 놓고 당 내에서 경선까지 했다"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 부분에 관해 명확히 정리해 달라. 정치 도의가 지속되는 국회를 보고 싶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거대 정당에서 작은 정당으로 옮겼을 때 거대 정당이 (이를) 문제삼지는 않았지만, 소수 정당에서 거대 정당으로 (위원장직을) 가지고 간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최종적으로 한국당이 상임위원장 8개를 차지한다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정보기관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정보위는 제1야당인 한국당이 맞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합의 초안에는 민주당이 정보위를 맡는 것으로 했다가 제3당인 바른미래당에는 양보할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합의된 것"이라고 7월 합의 배경까지 설명했다. 그는 "당내 정보위원장 경선을 할 때 이학재,이혜훈 의원 중 누가 이기더라도 1년씩 하고 교대하기로 했다"며 "이제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도의상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보다 보수 성향이 강한 한국당에 정보위원장 자리가 넘어가는 게 못마땅한 민주당 지도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공개발언에서 "지난 7월 여야 원구성 협상 합의 내용은 '정보위원장을 바른미래당이 맡는다'는 것"이라며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다시 맡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에서 사퇴하는 게 맞다"며 "이게 여야 합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 역시 김관영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진영 의원 등의 사례를 들어 '전례가 없다'는 이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위원장 자리를 복당 선물로 챙겨가겠다는 것은 의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 "한국당도 여야 합의 정신을 파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 의원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분명한 입장을 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같은 민주당,바른미래당의 요구에 대해 우선 이 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눠 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 : 곽재훈 기자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