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우 송강호. [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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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약왕'에서 형제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대명과 송강호. [사진 쇼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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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삼은 실제 사건들을 토대로 재가공한 캐릭터다. 그중 80년 부산에서 붙잡힌 마약업자 ‘이황순 사건’은 당시 집에 공장을 차려놓고 직접 필로폰을 제조하거나 경찰과 총격전 끝에 검거되는 등 큰 충격을 안겼던 사건이다. 송강호는 이번 영화에 대해 “마약이 주요 소재이긴 하지만 영화의 본질은 아니다. 인간이 지닌 욕망과 집착, 파멸을 그린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꿈꾸던 삶과 욕망 덩어리를 양손에 쥐고 어느 쪽도 놓을 수 없게 되면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무너질 걸 알면서도 빠져드는 게 인생의 아이러니”라고 덧붙였다.
'괴물'에서 남매 사이로 열연했던 배두나와는 12년 만에 다시 만나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사진 쇼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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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배우로서 호기심과 도전의식이 생기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반부의 경쾌한 리듬감은 예전에 유쾌한 캐릭터들이 떠올라서 좋았습니다. 후반부는 전형적이지 않은 구성과 진행으로 흘러가죠. 기존에 전혀 볼 수 없었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옛날에 연극할 때 생각도 나고.”
영화 '내부자들'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조우진. '마약왕'에서 우민호 감독과 다시 만났다. [사진 쇼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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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내부자들’(2015)로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707만 명)을 보유한 우민호 감독과의 첫 만남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 장기가 십분 발휘되지 않은 탓이다. ‘내부자들’이 정치깡패와 무족보 검사, 그리고 설계자라는 명확한 구도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선보였다면, ‘마약왕’은 모든 서사가 이두삼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때문에 이두삼을 쫓는 검사(조정석 분)나 성공을 돕는 로비스트(배두나 분) 등 주변 캐릭터는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한다. 김대명ㆍ김소진ㆍ이희준ㆍ조우진ㆍ유재명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는데 이들의 매력을 보여줄 공간은 부족한 셈이다.
이에 송강호는 “통상 우리가 봐온 영화처럼 대척점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익숙한 구조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 인물이 이두삼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다가 급기야는 내면으로 들어가니까 따라가기가 쉽진 않죠. 하지만 뭐가 옳고 그르다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구조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관객 반응이 만장일치로 똑같기보다는 얘깃거리가 많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송강호는 "좋은 연기에 정답은 없지만 캐릭터에 내 자신이 얼마나 솔직하게 투영됐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관객도 그것을 느낀다면 그게 바로 좋은 연기"라고 말했다. [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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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도 함께했던 ‘괴물’(2006)을 포함해 그의 천만 영화는 지금까지 세 편. 네 번째 천만 영화, 혹은 청불 최초의 천만 영화를 기대하는 시선에 대한 솔직한 심정은 어떨까.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다만 작품 선택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고, 늘 자극을 줄 수 있을 정도의 부담감이에요. 결과를 떠나서 새로운 도전으로 인식되길 바랄 뿐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원래 다작을 하는 편은 아닌데 내년엔 ‘기생충’(봉준호 감독)과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까지 자주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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