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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강릉 펜션 사고]“학생들, 부모 동의 체험학습 신청하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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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은 ‘보호자 동행’ 의무화 안 해…수능 뒤 별도 프로그램 마련 시급

문 대통령 “모든 편의 지원”

대성고 19일부터 3일간 휴업

경향신문

비통함에 굳게 닫힌 교문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남학생 10명이 사망하거나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18일 이 학생들이 다니는 서울 은평구 대성고 정문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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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은 개별적으로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8일 “10명의 학생은 부모 동의를 받아 각각 신청서를 낸 뒤 현장체험학습을 갔다”고 밝혔다. 보통 고교 3학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별달리 할 일이 없어 체험학습 주간을 갖는 경우가 많다.

대성고의 경우도 이번주를 3학년 대상 ‘교외 체험활동 주간’으로 정해 운영 중이었다. 이 학교 겨울방학은 내년 1월5일부터 시작된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개인체험학습은 학생·보호자가 신청서를 내고 학교장 허가를 받으면 갈 수 있다. 국내로 떠날 경우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학칙이 정하는 만큼 갈 수 있다.

시교육청 지침을 보면 체험학습은 ‘교육적 효과를 나타내는 활동’이어야 한다. 그러나 친척 방문과 같은 가족행사 참여를 비롯해 단순 여행도 체험학습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허가받은 체험학습은 출석으로 인정되며 다녀온 뒤 보고서를 내야 한다.

학교에서 단체로 떠나는 체험학습과 달리 개인체험학습은 교사가 인솔하지 않는다. 보호자를 동행하게 할지는 각 교육청이 결정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학부모 동행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대성고 학생들의 2박3일 일정에도 보호자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계에서는 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후 사고 소식이 전해진 대성고는 정문이 굳게 닫힌 채 정적만 감돌았다.

교문 너머 고교생이나 교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취재진 50여명만 몰려 있는 모습이었다. 대성고 관계자는 “1~2학년은 오늘이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어서 오전에 시험을 치르고 모두 하교했다”며 “교장·학생주임 교사 등이 강릉으로 긴급히 떠났다”고 했다.

자녀가 대성고 3학년이라고 밝힌 학부모 ㄱ씨는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학교에서도 사망자·부상자 명단을 알려주지 않아 답답해서 와봤다”면서 “이 학교엔 문과가 3개반인데 강릉에 간 10명의 학생 모두 문과반 학생들이다. 부모들은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모두 현장으로 급히 갔다”고 전했다.

대성고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휴업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숙박 등 모든 편의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같이 전하고,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던 도중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강릉 현지로 가서 현장 상황을 직접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유 부총리는 “학생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황망하고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정부 차원의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릉아산병원을 방문해 한 학생 어머니가 “우리 아이를 살려달라”고 울며 호소하자 함께 눈물을 흘렸다. 유 부총리는 강릉 농업기술센터에서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노도현·김찬호·손제민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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