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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위기의 택시업계] 택시, 어쩌다 이 지경까지.. 열악한 처우에 승객 마저 등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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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택시 수익안정성 경고등
2000년 이후 수송인원 26%↓… 수익 60% 늘때 사납금 80% 뛰어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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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전에는 야간에도 (사납금 제외하고) 5만원 벌어가는 사람도 많았는데 요즘은 입금도 채 못하는 기사도 허다하다. 이런 현실에 처우개선도 없이 (카풀을 도입해) 기사들 수입까지 뺏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택시기사 허모씨(67)

#, "택시기사 완전 월급제는 현실적으로 고정하기는 어렵다. 능력만큼 소득을 올리는 산업구조이기 때문이다." -택시업계 경영진

택시 업계의 카풀 서비스에 대한 반발의 이면에는 수익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중교통 서비스 확대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택시 이용률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규 서비스 도입에 대한 반발도 더욱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택시기사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당정은 사납금 폐지 및 완전 월급제 전환을 제시했으나 '재탕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줄어드는 택시 비중, 수익 감소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택시운송업의 매출액은 2008년 3조199억원에서 2016년 2조8084억원으로 7%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 대중교통 수단의 증가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지하철 야간 연장운행 확대, 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 확대 등으로 장·단거리 수요가 모두 줄었다는 것이다.

택시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비해 유일하게 이용률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교통수단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택시의 여객 수송실적은 연평균 0.98% 역성장했다. 버스(3.57%), 지하철(2.79%), 철도(2.14%) 등 대중교통 수단이 모두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2000년 이후 지하철, 광역철도, 버스승객은 증가한 반면, 택시는 승객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 2014년에는 2000년 수송인원(50억명)보다 26% 줄어든 37억명을 수송하는 등 택시 업계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사납금제' 문제…개선 어려워"

이 같은 상황에서 법인택시의 '사납금 제도(차량 대여·관리비 명목으로 회사가 걷어가는 비용)'도 택시기사의 수익을 제한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상당수 택시 회사는 일반적으로 주간 13만원 안팎의 사납금을 걷어간다. 이는 택시기사 하루 매출의 60%에서 많으면 80%까지 차지하는 액수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택시기사의 노동실태와 지원방안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서울시 택시기사의 하루 운송수입은 2000년 대비 60.7%(9만6282원→15만4745원)증가했으나, 사납금은 같은 기간 무려 80.4%(7만4000원→13만3500원) 급등했다. 이에 매출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택시기사 개인 수입은 이 기간 오히려 4.7% 감소했다.

사납금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당정은 사납금 제도를 폐지하고 월급제 중심으로 기사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효성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우선 20년 전 실패한 정책을 다시 도입하려 한다는 점에서 회의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1997년에도 국토부는 훈령을 통해 사업주가 사납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전액관리제' 도입을 시도했으나, 업주의 반발과 법률 미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월급제를 도입하면 택시 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택시업은 제조업과 달리 관리 감독을 할 수 없다"며 "월급을 고정하면 어떤 택시기사가 열심히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택시업이 능력만큼 돈을 버는 구조인 만큼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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