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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키워드로 보는 2018 경제](2)‘5G’ 1등 한국, KT 화재사고 후 ‘안전 문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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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

정부·이통사, 상용화 발맞추며 세계 첫 전파 송신 등 선도하지만, 고객 잡는 ‘킬러 서비스’ 부족

통신 장애 땐 자율주행차 등 위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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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지난 1일 서울과 6대 광역시 중심지에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전파를 송출했다. 내년 3월 5G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들이 변화된 환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킬러 서비스’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를 계기로 통신대란을 겪으면서 ‘초연결 사회’의 위험성 해소라는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국 통신업계는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6월에는 이통사별로 3.5㎓와 28㎓ 대역폭을 정하는 주파수 경매에서 총 3조6183억원 규모의 낙찰이 이뤄졌다. 8월 무선설비 기술기준이 마련됐고, 10~11월에는 기지국·단말 전파인증과 서비스 이용약관 신고가 이뤄졌다.

이달 1일부터는 기업용 5G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 서비스가 개시됐다. SK텔레콤은 자동차 부품업체 명화공업, KT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인공지능(AI) 안내 로봇 ‘로타’, LG유플러스는 산업기계 제조업체 LS엠트론을 첫 가입자로 유치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5G 상용화 로드맵’에 따라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통 3사는 5G 중심의 조직 개편도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미래사업을 기획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5G전략담당을 신설했다. KT는 마케팅부문의 5G사업본부를 전체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바꿨다. SK텔레콤도 주요 사업부와 센터 산하에 5G 전담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시스코는 “2021년에는 2016년보다 모바일 트래픽이 7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등이 도입되면서 현재의 LTE망으로 감당할 수 없는 트래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고속·초연결성·초저지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5G 활성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한국은 자타공인 5G 1등 국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9년과 2020년 한국의 5G 스마트폰 도입률이 5.5%, 10.9%로 세계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0.4%와 4.7%, 일본은 1.1%와 5.2%, 중국은 0.4%와 2.8%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5G의 앞날이 ‘꽃길’만은 아니다. 우선 5G 통신요금이 기존보다 높아지지만 킬러 서비스가 없다면 결국 고객들은 5G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 5G의 최대 전송속도는 20Gbps로 LTE(1Gbps)의 20배에 달하지만 지금도 속도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거액을 쏟아부어 5G망을 구축한 만큼 변화를 느낄 만한 서비스 구축이 시급한 셈이다. 통신업계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가 5G 도입 초기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LTE 도입 당시 킬러 서비스로 예상했던 화상통화에 대한 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아 통신업계는 곤란을 겪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KT 아현지사 화재로 드러난 5G 시대의 안전 문제는 보완 과제다. 자율주행차가 도심도로나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통신장애로 갑자기 서버리거나 차선을 이탈하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에서 IoT 센서가 작동을 멈춘다면 화재나 폭발 사고에 무방비 상태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통신망에 수많은 기기가 연결된 초연결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들 사고는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면밀한 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간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몰두하다 안전 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정부의 관리·감독도 요구된다.

미·중 갈등의 산물인 화웨이 변수도 등장했다. SK텔레콤과 KT는 5G 장비업체 선정에서 중국 대표기업인 화웨이를 배제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LTE 장비와의 연동성과 가성비 등을 따져 화웨이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그러나 미국과 호주에 이어 일본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시장 입찰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면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고집하는 게 일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화웨이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는 삼성전자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국내 5G 장비사업에서 50% 수준의 공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의 1, 2, 4위 통신사업자인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가 잇따라 삼성전자를 5G 협력업체로 선정했다.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20%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줄곧 선두를 달려온 화웨이의 위기는 후발주자인 삼성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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