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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태안화력, 사망사고 직후 작업중지 명령에도 컨베이어벨트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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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가 지난 11일 협력업체 직원 사망사고 직후 작업중지 명령을 어기고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11일 새벽 운송설비를 점검하던 협력업체 직원 김용균씨(24)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사고를 보고 받은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이날 오전 5시 37분 태안화력본부에, 11분 뒤인 5시 48분에 한국발전기술에 각각 컨베이어벨트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한 현장보전 필요성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태안화력은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오전 6시 32분부터 78분간 사고가 난 컨베이어벨트 옆에 있는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했다. 이 때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김씨 시신을 수습하던 중이었다.

김씨 동료들은 발전소 측이 보일러 가동을 위해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를 작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서부발전 측은 사고 직후인 이날 오전 4시 10분쯤 정비용역업체에 전화를 걸어 태안화력에 즉시 들어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서부발전이 사고를 경찰에 신고했다는 시각보다 15분 가량 이른 시간이다. 이에 따라 정비용역업체 노동자들이 현장에 들어가 오전 5시부터 1시간 가량 컨베이어벨트 정비를 마치고 철수해 서부발전 측이 인명사고 처리나 수습에 앞서 발전소 가동에 주력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서부발전 측은 정비를 마친 컨베이어벨트를 시운전 차원에서 공회전 운전을 했다는 입장만 피력할 뿐 누가 어떤 식의 가동 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서부발전의 한 관계자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컨베이어벨트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1시간여 만에 중지 명령을 내렸다”며 “정확한 가동 주체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확인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태안화력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24)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숨진 김씨 회사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결과 “통상적으로 경력자들로부터 4∼5일 교육받은 뒤 현장에 투입됐다. 별도로 안전교육은 없었다”는 요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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