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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예비 혁신학교도 안 돼"…촛불 든 헬리오시티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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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학교구성원 동의 후 결정 선회에도 불수용

"법적 근거도 없다" 주장…교육청 "학부모 요구 반영"

뉴스1

가락초, 해누리초·중 예비 학부모회는 17일 오후 7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교육청은 가락초, 해누리초·중의 예비 혁신학교 지정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2018.12.17/뉴스1© News1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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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할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내 가락초, 해누리초·중과 관련 '혁신학교 지정'에서 '예비 혁신학교 운영'으로 선회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들 학교 예비 학부모들이 또다시 반기를 들고 나섰다.

가락초, 해누리초·중 예비 학부모회는 17일 오후 7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청은 가락초, 해누리초·중의 예비 혁신학교 지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들 학교 예비 학부모·학생과 헬리오시티 입주 예정 주민 3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예비 혁신학교 필요없다', '일반학교 가고 싶다' 등의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그들의 손에는 촛불도 들려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4일 이들 학교에 대한 교육감 임의 지정 방침을 철회하고 예비 학부모 요구대로 학교 구성원 동의 절차를 거쳐 혁신학교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예비 혁신학교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성적 줄세우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다양한 소질과 소양을 향상시키는 체험·토론형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모델이다. 예비 혁신학교는 혁신학교의 철학과 가치, 교육과정, 수업혁신 방안 등에 대해 혁신학교와 네트워크 등을 통해 알아가는 학교모델로 혁신학교 지정 전 시범 단계다.

학부모회는 예비 혁신학교 운영도 결사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청은 가락초, 해누리초·중 예비 학부모들이 그동안 혁신학교 지정 자체를 극렬히 반대했는데도 일단 예비 혁신학교로 개교한 뒤 1년 후 학부모 동의를 얻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끝내 지정 철회가 아닌 예비학교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조삼모사식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예비 혁신학교 운영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내놨다. 학부모회는 "예비 혁신학교는 법률상 자율학교(혁신학교·자율형사립고 등)라는 명시가 없기 때문에 교육감이 임의 지정할 수 있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도 부합하지 않고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 조례에도 관련 근거가 없다"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예비 혁신학교에 대해 어떤 법적 근거를 갖고 지정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예비 혁신학교의 수업방식과 1년 뒤 혁신학교 공모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 예비 혁신학교 운영을 철회할 때까지 등교거부 등 집단행동과 법적대응을 계속하겠다고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비 혁신학교 운영 결정은 교육감이 혁신학교 지정을 임의로 결정하지 않고 학교구성원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넘긴 것"이라며 "그동안 학부모들이 요구했던 것을 그대로 반영했는데도 쉽사리 수용을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비 혁신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반드시 혁신학교 지정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또 다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년 뒤 혁신학교 공모에 응하려면 교원 또는 학부모 동의율 50% 이상이 돼야 하고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학부모도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공모 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3~2017년 총 128개 예비혁신학교가 운영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75개교(58.6%)만 혁신학교로 전환됐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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