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열흘 단식 후 돌아온 손학규…산 넘어오니 다시 산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17일 최고위 주재로 복귀

“민주·한국당, 연동형 비례제에 다른 목소리 우려”

이학재 탈당 따른 내부단속, 당내 과제로 “절 싫어 떠나도 이부자리 놓고 가야”

이데일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열흘간 단식 농성을 벌여 여야5당의 합의를 이끌어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몸을 추스를 새도 없이 일상으로 복귀했다. 손 대표는 15일 여야5당 원내대표의 선거제 개편 합의 후 고작 이틀 병원신세를 진 뒤 일어섰다. 하지만 그가 17일 국회로 돌아와 부딪힌 건 밖으로는 선거제 개편 방향을 둘러싼 정당간 기싸움, 안으로는 이학재 의원의 탈당 예고였다. 곡기를 끊으며 큰 산을 넘었으나 또다른 산과 마주한 형국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는데 저는 괜찮다”며 “오랜 단식으로 간과 콩팥에서 요산이 조금 나왔다고 하지만 대체적으로 양호한 편이라 조심하면 회복될 것”이라고 건재함을 보였다.

곧바로 그가 언급한 건 여야의 선거게 개편 합의 후 불거진 입장차였다. 그는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10%이내 확대방안에 대해 정치개혁특위 합의를 따르기로 합의했다”고 평한 뒤, “벌써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일부에서 합의문과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선 김종민 정개특위 간사가 1월 중 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난색으로 표하고, 한국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나서 “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기정사실화는 명백한 사실 호도로 ‘검토’의 합의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데 대한 비판이다.

손 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을 각각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한 합의였다” “연동형 비례제 합의가 아닌 검토라는 건 정정당당하지 못하다”라고 일갈한 뒤 “국민들에게 신의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제가 내년 1월 최종적으로 도입돼 합의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합의 후에도 험로에 놓인 선거제 개편 문제가 당 바깥의 과제라면, 이학재 의원이 18일 탈당 및 한국당 복당을 뜻을 밝힌 데 따른 내부단속은 손 대표에 안겨진 당내 숙제다. 이 의원의 탈당은 15일 한국당이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키로 하고 새 당협위원장 공모 절차에 착수한 뒤 이뤄지는 ‘1호 탈당’이다.

문제는 이 의원의 탈당이 ‘탈당 도미노’로 이어질지 여부다. 다만 추가 탈당설이 나왔던 이혜훈 의원 등은 아직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당대표에 취임해서 포용적으로 모든 사람을 안고 가려고 했지만, 나이 든 사람이 설득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기강을 잡아야 할 건 잡아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로 대응했다. 그러면서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받은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은 채 한국당 복당을 감행하려는 데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만 절에서 덮으라고 주는 이부자리까지 갖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의 상임위원장직 문제가 거론되자 김관영 원내대표가 설득해보기로 정리했다”면서 “이 의원이 정치적 상도의가 없지만, 강제로 뺏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하려는 노력은 물론, 손 대표가 내부적으로 호시탐탐 나갈 생각을 하는 의원에 기강을 잡고 당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