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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서방 5개국 정보기관들, 중 화웨이 견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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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호주·캐나다·뉴질랜드, 5G 분야서 배제 움직임 확산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 정보기관들이 지난 7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화웨이 봉쇄’ 움직임에 독일·일본 등도 가세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캐나다에서 열린 모임에는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영어권 5개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참석했다. 이 국가들은 ‘5개의 눈(Five Eyes)’이라는 정보 공유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모임에선 ‘중국의 사이버 첩보 능력과 군사 팽창’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면서 “외부의 침투로부터 통신망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주로 논의했다.

이후 화웨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마이크 버지스 호주 정보국(ASD) 국장은 지난 10월 첨단 5G 모바일 네트워크기술이 위협받는다면 교통 및 발전 시설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대외정보국(MI6)의 알렉스 영거 국장은 이달 초 화웨이의 영국 내 5G 모바일 네트워크 공급과 관련해 정부가 그 허용 수준에 관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정보국의 다비드 비뇨 국장도 최근 5G 등 분야에서 점증하는 국가 지원 첩보 활동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 조치도 뒤따랐다. 뉴질랜드는 지난달 말 자국의 통신업체 스파크에 5G 분야에서의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은 지난주 4G 분야에 도입됐던 화웨이 장비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영국 정부가 5G에 한해서만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회의에서 참가국들의 화웨이에 대한 우려의 수준이나 인내의 정도에는 온도차가 있었다고 한다. 2007년부터 화웨이 장비의 위험성을 우려해 온 미국은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호주도 2012년부터 국가 광대역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시켰다.

그러나 영국은 여전히 화웨이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회의에선 각국에 화웨이 장비의 전면적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대신 화웨이와 중국산 장비들에 대한 “동일한 위협 인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제 통신시장에서의 화웨이 배제는 독일·프랑스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해온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현재의 장비조달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오랑주는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겠다고 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4G와 5G 모두에서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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