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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비위 의혹' 우윤근 주러 대사, 모자 푹 눌러쓴 채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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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별감찰반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17일 조용히 러시아로 돌아갔다. 모자를 푹 눌러쓴 우 대사의 출국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우 대사는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고 러시아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조선일보

모자를 푹 눌러쓴 우윤근 주러대사가 17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수속을 하고 있다. 우 대사는 지난주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었다. 우대사는 자신의 비리의혹을 언급한 보고서와 관련해 전 청와대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을 명예웨손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성형주 기자


인천공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했던 우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1시쯤 이륙하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우 대사는 약 3시간 전쯤 공항에 도착해 출국장으로 나갔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우 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대기 중이었다. 우 대사가 비위 의혹을 둘러싼 기자들의 취재에 부담을 느끼고 공항에 서둘러 도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우 대사의 비위 의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수사관이 여권 핵심 실세의 비위 첩보를 보고했다가 현 정부의 미움을 사서 쫓겨났다고 언론에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김 수사관은 우 대사가 지난 2009년 건설업자 장모씨로부터 취업 청탁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의혹 등을 담은 감찰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가 묵살됐고 오히려 자신이 청와대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우 대사는 이날 공항에서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검정색 코트에 베이지색 머플러를 두른 우 대사는 귀를 덮는 카키색 벙거지 모자를 눌러썼다. 우 대사는 인천공항에서 한 매체와 만나 "몇 년 전에도 이미 언론에 제보된 일로, 그때도 협박을 했고 검찰에서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다"며 "다 조사된 것을 또 꺼내 첩보라고(하는데), 첩보가 아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사는 관련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임 실장과 검증 과정에서도 일체 연락한 바 없고, 사건이 재탕, 삼탕 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 대사는 전날 여러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혐의는 이미 검찰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종결지었던 사안이라며 김 수사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사안에 대해 "(김 수사관) 자신이 생산한 첩보문서를 외부에 유출하고 허위주장까지 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김 수사관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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