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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 KT 전 직원 “우호여론 활동 일일보고…관리자들이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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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직’ 운영 폭로한 ㄱ씨 인터뷰

“한겨레 등 언론사 5곳·포털· 노조에 글 작성 지시”

제주 7대 자연경관 투표 때 “찬성 투표” 주문도

“필진 ID·패스워드 이용해 관리자가 직접 댓글 달기도”



한겨레

케이티(KT)의 ‘여론대응 조직’ 운영 사실을 <한겨레>에 공개한 케이티 퇴직자 ㄱ씨는 케이티에서 노사담당 업무를 15년간 맡았다. 그는 “우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다”며 “서울남부마케팅단 홀로 기획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ㄱ씨를 만나 당시 조직 운영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문서에 담긴 내용에 대해 설명 좀 해 달라. 우선 문서에 ‘서울남부마케팅단’이라고 돼 있는데?

“이 문건 생성 당시인 2011년에는 케이티의 전국 조직이 18개 지역 마케팅단으로 돼 있었다. 그 때 나는 서울남부마케팅단 산하 지사의 노사담당 팀장으로 있었다. 노사담당이란 노조 관리 및 동향 파악 등과 영업지원 업무를 병행하는 자리다.”

―이메일 발송자가 ㄴ아무개씨로 돼 있다. 누구였나?

“서울남부마케팅단 노사협력팀의 팀원이었다.”

―문건의 주문사항이 뭔지 설명해 달라.

“ㄴ아무개가 산하 21개 지사에서 추천받은 온라인필진 명단을 수합해 각 지사 노사담당 팀장들에게 공유하며, 각 필진이 활동용으로 만든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보내달라는 거다. 문건에도 있다시피, 필진 한명 당 다음 1개, 네이트 1개, 언론사 사이트 1개 등 총 3개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만들게 돼 있다. 언론사는 한겨레, 연합뉴스, 머니투데이, 아이뉴스24, 아시아경제 등 5곳 가운데 하나를 택하도록 돼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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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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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언론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됐나?

”단에서 선정해 통보했다.”

―‘기 선발된 필진에 대해 재검토 필수’란 표현이 있다?

“기존 필진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는 거다. 문서를 보면 21명 가운데 4명에 대해서는 각각 ‘상’, ‘중’ 이런 식으로 표시돼 있지 않냐. 이 사람들은 이전에도 필진으로 활동해 왔다는 뜻이다.”

―온라인필진이 이전부터 운영돼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필진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마케팅단에서 왜 요구하나?

“케이티 관리자들은 노조나 민주노조동지회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한다. 온라인필진들이 잘 활동하고 있는지, 어떤 내용의 댓글을 쓰는지 등을 살피려면 온라인필진의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필요하다. 관리자 쪽이 필진들의 아이디로 직접 댓글을 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케이티는 왜 이런 조직을 만들어 운영했나?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경쟁 심화로 회사 사정 어려운데, 경영 방해 세력에 대해 응징해야 한다’, ‘반 케이티 세력들의 준동을 막아야 한다’, ‘회사 경영에 비판적인 기사를 반박해야 한다’ 등의 이유를 댔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마케팅단이 전국에 18곳이었는데, 다른 마케팅단도 온라인필진을 운영했나?

“그것까지는 모른다. 다만, 온라인필진 운영을 서울남부마케팅단 홀로 기획해서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온라인필진은 위에서 정해서 내려왔나? 아니면 지사에서 추천받았나?

“지사 노사담당 팀장이 추천했다. 나도 직접 추천했는데, 노사담당 팀원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추천했다.”

―지금도 온라인필진이 운영되고 있다고 보나?

“모른다. 다만, 해보던 일이라서 지금도 케이티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댓글을 살펴보는데, 미뤄 짐작되는 것들도 많은 건 사실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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