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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뉴스 TALK] "의원님, 통신망 피해 식당 찾은 게 KT의 쇼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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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취지에 공감이 가 시간 날 때마다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피해 식당을 찾아다녔는데… 쇼라고 하니 힘 빠지네요.'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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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KT 직원들이 익명으로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글입니다. 하루 전 국회에서 열렸던 기자회견 때문입니다. 정의당 소속 추혜선 의원은 시민 단체, 소상공인 단체 등과 함께 "KT는 통신망 마비로 영업 손실을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 보상을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추 의원은 더 나아가 KT 직원들이 최근 점심·저녁 때마다 피해 지역 식당에서 밥을 사먹는 사내 캠페인에 대해 "여론 무마용 보여주기식 이벤트" "KT가 져야 할 책임을 KT 노동자에게 전가시킨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KT 본사 직원 4000여명이 이달 초부터 피해 지역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회사 구내식당까지 문 닫고 피해 지역 식당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이를 동원 행사에 보여주기식 이벤트라고 묘사한 것입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KT노조도 발끈했습니다. KT노조 최장복 조직실장은 "노조에 확인도 안 하고 KT노조원들의 순수한 노력을 이처럼 왜곡 폄하할 수 있는지 화가 난다"며 "이 캠페인은 밑에서 올라온 아이디어를 노사가 한마음으로 진행해온 일"이라고 했습니다. KT노조 차원에서 추 의원실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원래 이 캠페인은 화재 발생 후 KT 내부에서 피해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다가 한 직원이 낸 아이디어를 회사가 채택해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달 초부터 회사 구내식당을 임시 폐쇄한 것도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합니다. 당시 김해관 노조위원장은 "피해 입은 소상공인들 식당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노조가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라며 "(노조) 조합원들이 동참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KT의 한 직원은 "밖에선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은 조금이라도 피해 상인들에게 도움 드리고 싶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을 마치 파렴치범인 것처럼 몰아세우는 게 사태 수습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김봉기 기자(knigh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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