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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유통업계 맞수열전(2)] 차석용-서경배, 중국 화장품시장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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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럭셔리 화장품 성장율 완승

아모레, 설화수 판매망 확대효과 기대

LG생건, 럭셔리 화장품 성장율 완승
아모레, 설화수 판매망 확대효과 기대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유통업계 분야별 최고의 경쟁 상대인 두 기업을 비교해본다. 이들의 히스토리를 통해 각각의 강점을 파악, 누가 내년도 승자가 될 것인지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주 〉

국내 화장품 업계 투톱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내년 중국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발 사드 악화로 난항을 겪고 LG생활건강 화장품부문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내년에는 반등의 여지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3, 4선 도시로 설화수 판매망을 넓혔으며, 온라인 유통망도 기존보다 확대했다. 업계의 핵심은 누가 더 중국에서 빠르게 회생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 아모레, 올해는 LG생건 럭셔리 화장품에 敗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분기(7~9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 1조4626억원, 영업이익 847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 36.0% 감소한 수준이다.

채널별로 면세점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성장했으나, 백화점(1~2% 감소)과 전문점 및 할인점(9~12% 감소), 방판(7~9% 감소), 디지털 채널까지 대부분 매출이 감소했다.

국·내외 영업이익은 고르게 감소했다. 국내 영업은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크다. 퇴직급여충당금 150억원과 마일리지 현금 합산 제도 시행에 따른 손익 77억원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해외영업은 중국법인 성장 둔화로 영업이익이 42.3% 감소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마케팅비를 약 20% 수준 늘렸으나, 투자 대비 외형 성장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아시아 영업이익률은 5.6%포인트 감소한 7.1%를 기록했다.

이번 아모레의 실적 악화로 LG생건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본래 2014년부터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던 아모레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LG생건에 뒤쳐졌다.

LG생건은 2~3분기 잇따른 실적 경신 기록을 세웠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1조7372억원, 영업이익은 9.8% 증가한 2775억원이다. 화장품 사업 매출만 해도 95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5% 증가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아모레의 기대치를 하회한 3분기 실적과 관련해 걱정된다는 반응이 많다. 국내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항이며, 주력 해외시장인 중국시장은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내수시장에서 멀티샵과 인터넷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국내외 다양한 인디 브랜드와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면서 “동시에 주요 타겟 고객층이었던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상승하며 면세 채널과 중국 현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까지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 화장품 업계, 내년 중국인 관광 실적에 기대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중국 단체관광 재개 움직임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그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야기된 그간의 실적 부진이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선보였다가 돌연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를 두고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소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 내에서도 한국 관광을 위한 행정 절차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서야 할 정서적인 문제들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과거와 달리 중국 내에서도 온라인을 활용한 소비패턴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국내 화장품업계의 실적을 좌우하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일부 여행사들이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감도 부쩍 커진 상황”이라며 “중국 관광 수요가 회복세를 지속될 경우 업황 반등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전성기였던 2016년 807만명에 육박했던 중국인 입국자 수는 이듬해 417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중국인 입국자가 증가해 54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인 입국자는 내년에도 추가로 늘어 594만명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2016년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중국인 관광 수요가 본격적인 회복 추세로 돌아설지에 대해 ‘낙관론’을 펴긴 이르다는 전망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한중 관계 외에도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아모레, 위성도시까지 설화수 판매망 확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사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 중소도시에 진출한다. 진출 브랜드는 주요 5개 브랜드 중 고가 라인인 ‘설화수’로 정했다.

중국 중소도시 거주자들의 구매력 및 설화수가 중국 내 매장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을 감안한 선택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진출을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02년 9월로 라네즈의 홍콩 백화점 입점이 최초다. 이후 5대 브랜드 매장수를 꾸준히 늘려가며 올해 2분기 말 기준 총 1814개 매장을 확보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기준 해외사업 매출액 9776억원 중 중국 사업 매출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라인인 설화수는 5대 브랜드 중 중국 내 매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설화수는 2011년 3월 북경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현재까지 북경·상해 백화점 및 로드샵 대상 1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중국 매장의 약 8.8%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서 회장이 설화수의 중국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는 데는 설화수의 ‘명품’ 이미지가 한몫했다. 설화수의 중국 대도시 160개 매장은 주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지난 5월 중국 3대 온라인몰인 ‘VIP닷컴’에 추가로 입점하는 등 온라인 판매망도 꾸준히 넓혔다.

설화수의 인기는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신장한 덕이다. 그만큼 소비성향도 고급화됐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23개 중 75%는 ‘럭셔리 브랜드’로 분류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2015년 10월 ‘요우커 만족도’ 화장품 부문 1위, 2016년 7월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 한방화장품 부문 1위에 선정된 브랜드”라며 “중화권의 오스카 상인 ‘금마장상’을 수상한 배우 량장이 설화수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구입한 게 알려지면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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