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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포토 뉴스] 낡은 작업화 속 꽃 한송이···김용균씨 하늘의 생은 꽃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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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태안군 태안읍 한국서부발전 정문 옆에는 낡은 작업화 두 켤레가 놓였습니다.

지난 11일 새벽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홀로 운송설비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용균 씨를 기리기 위해 함께 일한 동료들이 가져다 놓은 것입니다.

까만 석탄 가루가 묻어 있는 낡은 작업화는 힘들었던 노동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서부발전 정문 옆에 마련된 작은 추모 공간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15일 촛불추모제를 마친 시민들이 남기고 간 국화꽃과 자물쇠가 공간을 지키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멈춰라, 죽음의 외주화”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등을 촉구하는 현수막도 눈에 띕니다.

위험 현장에서 홀로 일하다 변을 당한 김씨의 죽음은 ‘위험의 외주화’ 논란을 재점화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17일부터 2주 동안 태안화력발전소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2인 1조 근무 등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위험업무 외주화 실태 파악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 마련을 국회와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지킬 수 없는 안전수칙을 내려보내 놓고, 사고가 나면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청업체들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한국발전기술은 김씨의 사망에 대한 사고 보고서를 내놨지만,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현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상당수가 지켜지지 않았고, 서부발전은 책임을 축소·은폐하려 한 정황이 있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통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스물 넷 젊은 청년의 죽음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탄가루가 묻은 수첩과 슬리퍼, 부족한 시간 탓에 늘 끼니로 때우던 컵라면과 과자, 사비로 산 고장난 손전등과 건전지…고인이 남긴 유품에는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환경과 고단함이 가득합니다.

■ 고인 가는 길에 놓인 낡은 작업화 두 켤레



경향신문

충남 태안군 태안읍 한국서부발전 본사 정문 옆에 태안화력 하청업체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려고 현장에서 함께 일한 동료들이 갖다놓은 작업화가 놓여있다. 이후 촛불집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한 시민들이 고인을 애도하려고 작업화에 국화를 꽂아두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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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라 죽음의 외주화!”



경향신문

한국서부발전 본사 정문 옆에 태안화력 하청업체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시민대책위가 15일 촛불문화제 이후 서부발전까지 거리행진을 한 뒤 갖고 온 국화를 철망 사이에 꽂고 초코파이, 자물쇠 등을 걸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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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가루 묻은 수첩과 컵라면



경향신문

충남 태안군 태안읍 한국서부발전 본사 정문 옆에 태안화력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주변에는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등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가득 걸려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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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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