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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원포인트 경영학] 고객 요구 콕 집어 민첩한 액션으로 미리 준비한 게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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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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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저런 외신을 통해 듣게 되는 훙하이그룹(폭스콘)은 아이폰 생산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훙하이가 전 세계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4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80만명 이상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그렇다.

훙하이그룹의 창업자이며 회장인 궈타이밍은 중국에서 대만에 이민 온 이민자의 아들이다. 1974년 7,500달러로 훙하이란 회사를 차린 그는 텔레비전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부품들을 생산했다. 첫 번째 성장 계기는 1980년 아타리란 회사로부터 비디오 게임기의 조이스틱을 주문받으면서부터 였다. 1980년대 약 1년간 미국의 여러 회사를 방문하며 고객 수를 늘린다. 타고난 영업 꾼이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1988년에는 중국 선전에 공장을 연다. 당시 중국 상황은 부족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공장을 중심으로 병원, 식당, 그리고 심지어는 닭을 키우는 농장까지 엮어서 하나의 타운을 만들었다.

1996년 훙하이는 크게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당시 열풍이 분 개인용 컴퓨터(PC) 제조회사인 컴팩은 물론, HP, 애플, IBM 등에 컴퓨터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시장을 제대로 분석한 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읽고, 미리 준비한 게 주효했다. 폭스콘은 짧은 시간에 전자제품 제조 업체 중에 가장 거대한 업체로 성장하게 된다.

궈타이밍은 이렇게 이어진 비즈니스 관계를 지속시켜 오며 자사의 경쟁력을 다양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그리고 소니의 Xbox, 아마존의 에코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제조하면 폭스콘이야”라고 사람들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기업이 쫓아 올 수 없는 ‘싸고 경쟁력 있는 제조’란 핵심 역량을 키워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궈타이밍은 훙하이가 최근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들에 대해서 개발부터 참여하고 있으며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위탁 생산에서 벗어나 이제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홍하이가 잘 하는 값싸고 질 좋은 생산에 개발 역량까지 더했다.

또 한 가지 훙하이의 장점을 꼽으라면 주위 사람이나 환경이 요구하는 것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점이다. 훙하이는 최근 미국 위스콘신에도 공장을 짓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호응하고 파트너사인 애플 등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액션이라 볼 수 있다. 노동 집약적인 전자 제품 제조업이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볼 일이지만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해 민첩하게 움직이는 궈타이밍의 자세는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문형진 문스타트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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