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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방향 바뀐 北風, 바람 불면 文 지지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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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김정은 답방 논란①] 文정권은 왜 김정은이 필요한가

세계일보

‘북풍’의 방향이 바뀌었다. 북풍은 우리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들의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치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대부분의 북풍 사건은 보수정권에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지만, 이제 북풍은 방향을 바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논란도 남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대북제재 해제 등 북미간 논의가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결국 연내 불가능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등장은 언제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치권의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정상회담 개최 먼저 제안한 南, 진척 없어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번 서울남북정상 회담은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 등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지난 4일 북에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측과 여러차례 논의를 거쳤지만 북은 대북제재 해제 등 북미간 논의가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북의 반응은 미국의 완강한 태도가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 직후 열린 기내 간담회에서 “(남북 철도를) 실제 착공, 연결하는 일을 한다면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한 바 있다. 즉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제재 완화 또한 없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또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이는 연내 남북철도 연결 등을 꺼내며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온 우리와 큰 온도차가 있었다.

북한도 움직임에 자유롭진 않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9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남한 방문이 결정이 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가 방문 계획을 통보하고 전략을 소통해야 하는데 중국 방문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김정은 답방으로 지지율 상승한 文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지지율은 9주 동안 하락세를 거듭하다 지난 6일 50%를 회복했다. 특히 ‘김정은 답방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과 북한 이슈의 상관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나온 지지율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9주 동안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지난주 주간 집계 대비 1.6%포인트 오른 50.0%(매우 잘함 25.6%, 잘하는 편 24.4%)로 조사됐다. (조사개요 :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ㆍ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임의 전화걸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 7.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추락하는 문 대통령 지지율의 상승 역할을 해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리얼미터의 일간집계에서 지난달 30일 48.1%였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관련 보도가 확산하던 3일부터 상승세(긍정 50.0%)를 탔다.

세계일보

◆여러울땐 北風 타고 지지율 고공행진

북풍을 타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말 주춤했던 지지율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으로 7.4%포인트나 오르며 77.4%(5월 1주)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다.

이후 5월 2주부터 5주까지 4주간 하락하던 지지율은 5월 26일 판문점에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가지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ㆍ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6월 2주(75.9%ㆍ3.6%포인트 상승)까지 오름세가 지속했다.

이후 경제 침체와 고용난 등으로 석 달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지지율 (9월 2주 53.1%)도 평양 방문(9월 18일)을 계기로 지지율은 60%대로 다시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힘들때면 북풍이 한번 불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북풍 효과가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며 “지금까지 경기 침체와 고용난 등 문제가 있을때마다 북한 관련 이슈로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급등했었다”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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