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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지갑은 '두둑' 마음도 '따뜻'…'착한 재테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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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50대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 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머니가족]연말연시 '착한 금융상품'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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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 가장 나머니


#나머니씨는 최근 '기부 한파'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걱정스럽다. 회사 근처에서 구세군과 자선냄비를 만났지만, 바쁜 출근 시간인 탓인지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지난주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도 목표액 4105억원의 약 11% 수준인 463억원으로, 목표액이 채워져야 '100도'까지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은 여전히 11도에 머물고 있다고.

#나씨가가 직장 후배들과 '왜 기부가 줄어들까'를 주제로 대화한 결과, '내가 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불신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난립한 자선단체들이 기부금을 부정 사용하다 적발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씨는 기부의 부담은 줄이고 신뢰는 높일 수 있는 '공익형 금융상품'을 후배들에게 추천했다. 금융회사가 기부 대상 단체를 검증하고, 더욱이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고 상품만 가입해도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 돕고, 여성친화기업 육성하는 '공익펀드'=연말연시 금융권이 가장 주목하는 상품 중 하나는 '공익펀드'다. 판매회사와 운용회사가 취득하는 판매·운용보수의 일정 부분을 기금으로 조성하고, 조성된 기금으로 사회공헌활동 등 공익사업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일반 펀드상품처럼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간접적으로 소외 이웃을 돕는 공익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마음과 지갑이 동시에 두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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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과 KB자산운용은 최근 공익펀드 기금 5억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탁했고, 이는 지난달 26~29일 열린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 초청 및 한국문화체험 행사' 재원으로 활용됐다. 행사의 계기다 된 '다양한 가족지원 및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사진 왼쪽 3번째부터) 박정림 KB금융지주 부사장,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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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KB국민은행과 KB자산운용은 판매·운용을 맡았던 'KB코리아스타증권펀드'에서 공익기금을 마련해 최근 뜻깊은 일에 썼다. 양사는 이 펀드를 통해 마련한 5억원의 공익기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출연했으며, 재단은 지난달 26~29일 250여명의 다문화가족이 참여한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 초청 및 한국문화체험 행사'에 이 돈을 썼다. 이번 행사에서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한국의 가족들을 방문하지 못했던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의 결혼이주여성 부모들이 한국에 초대받아 경복궁, 민속촌, 놀이공원 등을 방문하고 가족의 정을 나눴다.

공익펀드가 단순히 기부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착한 기업'을 골라 담는 SRI(사회책임투자) 펀드는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화두다. 일례로 KB국민은행과 메리츠자산운용이 지난달 1일 출시한 '메리츠 더우먼 펀드'는 국내 최초로 여성친화기업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기업 가치가 더 성장한다는 해외사례에 근거해 출발한 펀드로, 기초체력이 우수하고 여성친화정책을 보유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또 판매·운용사 수수료 중 10%는 공익기금으로 조성해 여성 관련 공익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상품 취지에 공감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 상품의 '1호 가입자'로 나서기도 했다.

박정림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은 "메리츠 더우먼 펀드를 통해 여성인력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양성평등이 기업문화의 중심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입만 해도 은행이 기부금 '쏜다'…착한 예·적금도 '풍성'=은행 적금 상품 중에서도 수익률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착한 상품'들이 많다. 우대금리를 적용해 소비자가 금융회사가 상품 판매 실적에 따라 일정액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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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의 '바보의 나눔 적금'은 2011년 출시돼 현재까지 판매 중인 착한 금융 상품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가입계좌 한 개당 100원을 KEB하나은행이 자체 출연해 천주교 산하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하며, 이는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등에 사용된다. 특히 생의 마지막까지 각막기증으로 사랑을 실천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정신을 기려 장기기증희망 등록자에겐 연 0.5%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준다.

우리은행의 '우리사랑나누미적금'은 월 100만원 이내의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만기를 채울 경우 미리 정한 이자 또는 원금 일부를 고객이 정한 공익단체·공공기관·종교단체 등에 기부하는 상품이다. 기부를 결정하면 연 0.3%p의 우대금리를 얹어줘, 은행이 기부금을 늘려주는 셈이 된다.

주변의 소외 아동들이 눈에 밟힌다면 신한은행의 '아이행복바우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이행복바우처는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쏠(SOL)' 또는 인터넷뱅킹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바우처를 이용하면 만 5세 이하 자녀 명의로 아이행복적금 또는 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할 때 가입 축하금 1만원을 추가로 적립할 수 있으며, 동시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학대 예방 기금 1000원 기부가 이뤄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기부 연계 금융상품들을 출시·판매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재테크에 도움되는 금융 상품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사회공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소외된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연말 연시 기부 시즌에 고객들의 상품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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