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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용균씨 조문 중 “토론하자는 거냐” 발언···대책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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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4일 오후 충남 태안군 태안의료원 장례식장 고 김용균씨의 빈소에서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왼쪽)이 조문을 마친 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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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60)이 14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24)를 조문한 자리에서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측에게 “토론하자는 게 아니지 않냐”고 발언했다. 이 수석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기본적인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방문한 점을 시민대책위가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시민대책위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방문한 청와대 관계자로서 부적절했다”며 반발했다.

해당 발언은 이 수석이 김씨를 조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씨를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수석을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으로 보냈다. 조문을 마친 이 수석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 시민대책위 관계자가 “전국 발전소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알고 방문했느냐”고 묻자, 이 수석은 “질문을 그렇게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그런 걸 확인해서 토론하자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앞서 이 수석이 조문하기 전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은 김씨가 숨지기 열흘 전 안전모와 방진마스크를 쓴 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란 손팻말을 들고 찍었던 인증샷을 보여주며 “김용균의 나이가 몇 살인지나 알고 이곳을 방문한 것이냐”고 수차례 물었다. 이 수석은 “나이 같은 것은 묻지 말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이 수석은 시민대책위 측에게 일부 발언에 대해 “표현이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이태의 시민대책위원장은 “발전소에 사람은 없고 시설만 있었다. 김씨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 수석은 시민대책위의 항의에 빈소를 떠나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청년의 죽음에 대해 안타깝고 비통해하는데 이 뜻을 대신 전하러 왔다”며 “조사결과에 대한 대응은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조해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종합 보고와 대응은 조사결과를 보고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문을 온 이 수석을 향해 “사진 찍으러 왔느냐”, “언론과 인터뷰하러 왔느냐”는 시민대책위의 항의가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대신해 김씨의 가족과 동료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청와대 관계자가 시민대책위에 한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준선 시민대책위 상황실장은 “이 수석의 발언에 어이가 없다”며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한마디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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