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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메이, 불신임 넘었지만… 브렉시트는 여전히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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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표 200, 반대표 117

강경파, 브렉시트 합의안 반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 내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하며 해임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메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당 의원이 3분의 1이 넘는 것으로 확인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추진이 힘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다음 총선이 예정된 2022년이 되기 전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12일(현지 시각) 보수당에서 진행된 당대표 메이에 대한 신임 투표에서 참석한 하원의원 317명 중 지지표가 200표, 반대표가 117표였다. 메이는 과반(159표) 이상의 지지를 얻어 총리와 당 대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승리 직후 메이는 "국민이 원하는 브렉시트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만 37%의 의원들이 메이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사퇴 압력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불신임 투표에 앞서 메이는 비공개로 열린 소속 의원들과의 모임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대신 "2022년 총선 전에는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는 불신임이라는 위기는 넘겼으나, 자신이 주도해서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관철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하원 전체 650석 중 323석이 야당이다. 보수당(317석)은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10석)과 연정을 구성해 간신히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불신임 투표에서 보수당 내에서조차 메이에게 반대하는 의원이 최소 117명이나 되는 것이 확인돼, 메이식 '브렉시트'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다.

EU와의 신속한 결별을 원하는 보수당 내 강경파는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영국이 상당 기간 EU의 관세동맹에 머물기로 한 대목을 중점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메이는 '하드 브렉시트파'를 달래기 위해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EU는 재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U는 정상회의에서 메이가 발언할 시간을 10분만 배정한 뒤, 메이를 퇴장시키고 나머지 27개 EU 회원국 정상들만 따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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