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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재계, '아버지의 시대 가고 아들의 시대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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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산업1부, 정리=임동욱 기자 ] [연말인사 바람이 불다...'젊음'과 '미래에 투자, 오너 중엔 이웅렬, 이서현 물러나]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새해 사업을 책임질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젊음', '성과주의', '미래준비', '다양성' 등이 인사 화두로 제시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최고경영진의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삼성가 3세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오너 총수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도 눈에 띄는 변화였다.

◇'젊은피' 앞세운 기업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휴대폰 사업의 성장을 이끈 노태문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올해 50세인 노 사장은 2010년 만 52세로 삼성전자 최연소 사장에 선임된 김기남 부회장보다 2년 빠른 나이에 사장단에 합류하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존 최고경영진을 일제히 물갈이했다. 우선 정몽구 회장의 '복심'으로 불려 온 김용환 부회장(그룹 기획조정)이 계열사인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시대로의 전환(세대교체)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상징적인 신호탄이다. 그룹 내 R&D(연구개발)를 총괄해 온 양대산맥 양웅철(연구개발총괄) 부회장과 권문식(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도 동반 퇴진했다.

최근 세대교체를 진행중인 SK그룹은 올해도 주요 계열사 CEO 4명을 50대로 교체했다. 그룹 간판기업인 SK하이닉스는 6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박성욱 부회장에서 이석희 사장(53)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주요계열사인 SK건설, SK종합화학, SK가스에도 50대 초중반의 젊은 리더십을 택했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30대 산업공학 전문가를 임원으로 발탁했다.

◇오너가의 변화..이서현, 이웅열 퇴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물러났다. 대신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그룹 내에서도 인사 발표 전 이 전 사장의 퇴진을 알았던 이는 극소수일 정도로 예상치 못한 인사였다.

이 전 사장의 퇴진 이유에 대해 삼성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오너 경영자의 갑작스런 퇴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전 사장의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지주회사 및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대신 이 회장의 장남 이규호 (주)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이 전무는 그룹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한다.

GS그룹은 오너 3, 4세가 전면에 등장했다. 허용수 GS EPS 사장과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이 각각 그룹 에너지 사업 중간 지주사 GS에너지와 핵심 정유·화학 계열사 GS칼텍스 대표에 내정됐다. 허창수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 회장은 지주사 ㈜GS 지분 5.26%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허세홍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사촌 형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다.

이밖에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성과주의'는 불변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 책임자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대표 겸 종합기술원장(60)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부회장은 DS부문장으로 선임된 후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반도체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을 이끌었다.

이번 삼성전자 임원인사의 경우, 올해 분기마다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DS부문에서 전체(158명 승진)의 절반 이상인 총 80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이 중 12명은 직위 연한과 관계없이 '발탁 승진'했다.

◇'미래 CEO 후보군' 확대

LG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134명의 상무 승진자를 발표했다. 기존 상무 승진자가 2017년 100명, 2018년 94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년보다 30% 이상 신규 임원 승진 인사를 더 한 셈이다.

SK그룹도 차세대 경영 후보군인 신임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새로 별을 단 임원(112명)이 지난해(107명)보다 늘었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을 중심으로 10명 이상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미래 CEO 후보군'을 한층 두텁게 했다.

◇'다양성' 통해 활력 제고

LG그룹은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해 그룹의 핵심 업무를 맡기는 등 기존 '순혈주의'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주회사인 ㈜LG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에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앉혔다. 또 지주사 내에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하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을 팀장으로, 상무에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각각 영입했다.

외국인 등 글로벌 인재 중용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다. 비어만 사장이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으면서 차량 개발 및 상품의 주요 보직은 모두 외국인이 꿰찼다.

지난 10월 인사를 통해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상품전략본부장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현대차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올랐다.

LS그룹은 그룹 창립 이래 처음으로 40대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외국인 핵심인력과 여성인력 승진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외국인과 여성 승진 규모는 2016년 10명에서 2017년 5월 3명, 2018년 11명, 2019년 11명이다.

산업1부, 정리=임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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